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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371] 노익장! 예술엔 정년이 없다!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1.01.09 10:50
  • 수정 2021.01.0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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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생일선물로 피아노를 쳐준 94세 아버지, 96세의 나이로 독주회 개최한 작곡가 제갈삼.

아무리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다 해도 이 위기를 순조롭게 넘긴다면 인류는 100살을 넘어 120세 시대를 열 것이다. 60세에 정년을 맞이한다면 은퇴 이후의 삶이 여생이 아니라 본생이 된다. 살아온 만큼 살아야 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어쩌다 보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직업과 밥벌이가 된 거지 그게 자신의 꿈이었고 진정하고 싶었던 일이었을까? 예술에서는 정년이 없다. 죽을 때까지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연주하면서 사는 거다. 직업적 불안전성만 해결한다면 한량이나 다름없는 예술가는 나날이 청춘이다. 유유자적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하루하루가 환희이자 감동이다. 평생 심장이 뜨겁게 뛰는 열정의 삶을 살고 있는 거다.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2020년 7월 11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 피아노 독주회를 개최한 제갈삼 전 부산대 교수, 사진 갈무리: BBC 코리아 홈페이지
2020년 7월 11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 피아노 독주회를 개최한 제갈삼 전 부산대 교수, 사진 갈무리: BBC 코리아 홈페이지

94세의 한 작곡가가 딸의 생일을 축하하면서 선보인 영상은 잔잔한 감동을 더해준다.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노래 중 하나인 <산타 베이비>(Santa Baby)을 작곡한 미국의 작곡가 필립 스프링어는 그의 딸 타마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을 연주해 주었고 그걸 타마르는 촬영해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많은 이들을 숙연한 감동의 세게에 빠져들게 하였다.

필립 스프링어가 작곡한 <산타 베이비>는 마돈나를 비롯해 아리아나 그란데, 테일러 스위프트 등의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커버했을 정도이며 심지어는 한국의 소녀시대도 이 노래를 부른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다. 엘비스 프레슬리, 프랭크 시나트라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과 함께 작업하며 그들을 위해 곡을 써준 작곡가가 필립 스프링어다.

만 96세의 국내 최고령 피아니스트인 제갈삼 전 부산대 교수. 부산여중과 경남여고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하다 부산대 음악학과 교수로 봉직하며 1991년(!!!!)에 정년 퇴임한 후 지금껏 쉬지 않고 연주를 이어가고 있는 음악인이다. 지금은 시력이 좋지 않아 악보를 볼 수 없지만 젊은 시절 열심히 익히고 배워둔 곡들은 손이 다 외우고 있다고 한다. 작년 7월 11일 만 96세의 나이로, 자신보다 반백년은 아래인 연주자들도 주변 상황이 어려워지자 몸 사리고 자발적으로 연주를 우후죽순으로 취소하는 와중에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가진 독주회에서 필립 스프링어와 마찬가지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을 연주했다. (왜 월광인지는 쳐본 사람은 안다. 제갈 교수의 말마따나 어느 정도 연습의 경지를 넘어가면 손이 저절로 기억나는 곡 중에 하나가 월광이다) 미국의 스프링어든 한국의 제갈삼 교수든 두 사람의 공통점은 작곡, 즉 창작을 하는 사람이자 연주자라는 거다. 또 하나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아직도 꾸준히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 연습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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