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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혜경 단짠 칼럼] 고립을 향유하다

마혜경 칼럼니스트
  • 입력 2021.01.07 15:20
  • 수정 2021.01.0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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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하고 짭짤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시작되다.

 

당신은 향유 中  ⓒ마혜경
당신은 향유 中 ⓒ마혜경

 

고립을 향유하다

 

  벌써 작년이 되었다. 도심을 떠난 지도. 지난 연말 이곳 제주도에 내려올 때는 몇 가지 일을 처리하며 생각을 글로 옮기는 작업을 계획했었다. 시간은 약속대로 잘 흘러갔고 생각보다 일 처리도 빠르게 마무리되었다. 조용한 제주도는 낯선 사람을 그대로 품었다. 그래서 코로나 분위기에 민폐가 되지 말자는 다짐을 하며 돌아다니는 일보다 고립과 고독을 고집했다. 자발적인 시도 덕분에 깊이 사유할 수 있었고 삶의 무게를 줄일 수 있었다.

 

  제주의 날씨가 나흘 정도 쨍쨍했다면 나머지는 거의 눈이 내렸다. 발목이 푹푹 들어가던 눈이 오늘은 그 이상으로 쌓였다. 핸드폰으로 도로 통제라는 문자가 수시로 왔다. 자발적으로 고립을 즐겼는데 이젠 주체가 뒤바뀌었다. 문득 발이 묶였다는 감정이 올라왔다. 그래서 떠올린 생각.

 

  "고립을 향유하다" 유배 때문에 유명해진 정약용은 못되더라도 주어진 상황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누구든 현실에 보이지 않는 갑갑함이 있기 마련이다. 모든 게 생각하기에 달렸다는 공식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코로나도 그렇고 경기 침체도 그렇다. 병마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더 절실하겠다.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면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것부터 실천해보자. 그것이 감옥이 될지 향유가 될지는 스스로 어떤 주석을 표시할지에 달려있다

 

그래서 당신은 지금 향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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