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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칼럼 淸風明月] 인간은 매우 복잡하지만 자연은 단순해서 참 좋다

김문영 글지
  • 입력 2021.01.02 20:25
  • 수정 2021.01.0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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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정권 왜 이렇게 좌충우돌 하는가

 

2020년은 이순 넘는 나이를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너무나 많이 체험하면서 산 특별한 해다. 코로나19의 재앙이 어찌 나 하나만의 고통일까만 다같이 겪는 어려움일지라도 내가 종사하는 산업 자체가 셧다운되어 너무나 큰 아픔이었다. 지긋지긋했던 2020년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희망과 기대로 새해 새날을 맞았다.

매일매일 뜨는 해지만 1월1일에 뜨는 해는 특별히 새해라고 부른다. 1월1일 뜨는 해가 특별히 새해인 것은 366일째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깊은 절망의 늪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날 붉은 해가 힘차게 떠오르는 한 누구에게나 희망을 꿈꿀 권리가 있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저 해는 억지로의 희망이다. 죽지 못해 사는 사람에게도 저 해는 희망이어야 한다. 구석구석 어두운 곳을 비추는 새해, 허름하고 누추하고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인생 위에도 벅차게 희망의 빛을 쏟아낸다. 이 땅의 모든 꿈들이여, 이 세상의 모든 간절함이여, 오늘 해가 왜 새해인지 모르는 모든 절망이여, 복받쳐 가슴이 터지도록 가슴이 뻥 뚫리도록 뜨겁게 뜨겁게 떠오르는 붉은 해를 껴안아보자.

세밑 새해 벽두에 몰아친 한파를 뚫고 진도개 '구름'이와 산길을 걸으며 해맞이를 한다. 북풍한설 몰아쳐도 나무는 묵묵히 참고 견디며 이겨낸다. 활엽수들이야 진즉 낙엽 떨구고 헐벗은 모습이지만 사철 푸른 소나무는 날이 추울수록 푸른 절개를 거침없이 드러낸다. 커다란 바위들도 항상 있던 자리에서 반긴다. 인간은 매우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지만 자연은 그저 단순해서 참 좋다.

내가 자연과 가까이하는 것은 복잡한 세상사가 싫어서다. 그러나 나도 인간인 이상 범부의 틀을 벗어날순 없다. 또한 인간은 누구나 정치적인 동물인 이상 정치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치판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울화가 치밀고 분통이 터진다. 이런 꼴을 보자고 그 추운 겨울날 언 손 호호불며 촛불을 밝혔던가.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은 일본이었다. 그렇다면 승전국인 미국과 소련은 일본을 분점해 가져야 했다. 그런데 미국과 소련은 일본은 그대로 둔 채 36년 간이나 억울하게 식민통치를 당한 한반도를 나눠가졌다. 이해할 수 없는 역사의 아이러니다. 여기서부터 우리의 현대사는 꼬이기 시작했다.

유럽은 나치 협력자들을 엄격히 처리했다. 한국과 대조적인 나라로 자주 거론되는 프랑스의 경우 나치 협력자 중 99만 명을 체포했다. 공식적인 사법기관에 의해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15만 8천 명이었다. 특히 나치정권 책임자와 곡학아세의 선봉에 선 언론인과 작가는 사형 등 엄벌에 처했다. 미래의 희망을 위한 과거사 청산이었다.

우리의 경우 친일파 처단은 소수 악질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했다. 그 경우도 해방 직후의 혁명적 분위기에서나 가능했다. 친일파는 뛰어난 생존능력을 갖고 있어 각계에 검은 손을 뻗었기 때문이다. 미군정과 이승만·한민당의 보호를 받으며, 생존논리로 극우 반공이데올로기를 개발, 확산시키고 건국공로자라고 큰소리치는 상황에서 친일파 처단은 참으로 어려웠다.

친일파 청산 실패는 국가기강, 민족정기를 뒤흔들었다. 민주주의도 심대한 도전을 받았다. 역대 독재정권의 기반은 친일경찰·관료·군이었다. 남북의 긴장완화와 통일문제도 친일파가 사회 각계를 장악하는 이상 험난한 길을 걸었다. 노덕술·최운하처럼 친일파에게 부패는 생리현상이었다. 이승만의 자유당, 박정희의 공화당 정권의 부정부패는 친일파를 빼놓고는 이해하기 어렵다.

친일파가 사회 각계에서 지도자로 행세하는 한 가치관은 혼탁할 수밖에 없었다. 1950~60년대에 정의롭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려는 사람들이 바보 취급 받은 것은 그 사회가 친일파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위대한 우리 국민들은 역사를 바로잡고자 촛불을 밝혀 정권을 교체했다. 촛불정권을 탄생시켰다. 세계적으로 예를 찾을 수 없는 평화 혁명이었다. '촛불의 꿈'은 적폐청산 평화 번영 통일이었다.

촛불정권 초기에는 남북, 북미, 한미 정상회담이 연거푸 이뤄지면서 '촛불의 꿈'이 달성되리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북미 하노이 정상 회담 결렬 이후 '촛불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눈치보기, 적폐세력의 난동 불보듯하기, 겸손과 협치를 내세운 우물쭈물 우유부단 정책에 함몰되고 말았다. 단호하게 처리해야할 일들을 제때에 처리하지 못함으로써 불만과 불평을 키우곤 했다. 소위 태극기부대라 불리는 극우세력들의 모욕과 난동을 넋놓고 바라보았다.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재난 지원금 지급을 놓고도 2차 지원은 선별지원을 결정하여 민심이 이탈했다. 2차 재난지원금의 실패를 경험하고도 3차 재난지원금도 선별 지원으로 결정했다.국민들의 아픈 가슴에 자꾸만 생채기를 낸다.

지혜롭고 성숙한 국민들은 불만과 분노를 억누르고 촛불의 꿈을 달성해달라고 180석이라는 거대한 국회 의석을 몰아주었다. 믿을만한 진보정당이 없는 상황에서 촛불혁명을 완성하라는 요구였다. 개헌을 제외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챙겨줬는데도 돌아오는 것은 배신과 배반의 결과물이었다.

도처에서 적폐들의 난동이 이어지는데도 어느 것하나 속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100년 동안이나 민족을 괴롭혀온 민족 반역 신문 조선•동아일보를 비롯 극우 편향의 언론사 기자들은 옳고 그름을 가리려 하지 않고 오히려 권력과 부를 가진 세력에 추종하여 옳지 않은 것을 옳다 하고 옳은 것을 옳지 않다고 하며 때때로 가짜뉴스까지 만들어 내며 세상을 속이려 든다. 국민들로부터 '기레기'(기자쓰레기) '기더기'(기자구더기) 소리를 들으면서도 진실과 정의를 내팽개치는 모습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

목사들은 하늘의 하나님을 팔아 이 땅의 부귀영화를 도모하려 든다. 가난한 자들을 긍휼히 여기기는커녕 심지어 그 모은 교회재산을 자식에게 세습하려 든다. 본래 신앙의 참 뜻을 전파하려 하지않고 시위 현장에서 헌금을 모금하는 행위를 보노라니 그야말로 말세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의사들은 가슴 따뜻한 것보다 머리 똑똑한 것을 내세우며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고 더 많은 대우를 받기 위해 맹렬히 싸웠다. 지독한 이기주의에 물든 이익집단일 뿐이다. 매달 건강보험료 꼬박꼬박 내는 국민이 이해관계자다. 공공의료 하자는데 왜 이익집단 허락을 받아야 하나.

검사의 선택적 칼춤과 판사의 비상식, 불의의 판결에 이르면 촛불 국민들의 가슴은 새카만 숯덩이가 된다.

매사에 겸손을 강조하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협치를 부르짖고 나섰다. 적폐세력과 무슨 협치를 한단말인가. 협치는 적폐들과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과 해야한다. 국민들이 적폐를 청산하라고 180석의 거대한 힘을 모아주지 않았는가? 무엇이 두려워 주저하고 있는가.청산해야할 적폐세력들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보노라면 안따깝고 허탈하다. 자신의 측근을 죽음으로 몰아놓고도 한치의 분노도 없단 말인가. 최근에는 연인원 2000만명이 촛불의 힘으로 탄핵한 전직 대통령에 대해 재판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께 "사면을 건의하겠다"는 망언을 쏟아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옛말이 있다. 지금 정부 여당이 취하고 있는 적폐들에 대한 어쩡쩡하고 우유부단하고 기회주의적인 대응을 보면 옛말이 꼭 맞다.

검찰개혁, 사법개혁, 법치농단 세력과 야합하여 '촛불의 꿈' 달성을 가로막는 언론을 개혁하는 일이 매우 시급하다. 공수처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법도 제정 혹은 개정되었으니 두려움없이 개혁을 추진해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검찰과 법원의 난동을 제압할 수 있다. 적폐청산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일류국가로 나가기 위한 기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선 안된다.

적폐청산과 함께 평화 번영 통일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촛불의 꿈'이다. 평화 번영 통일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 정권에서 몰상식 몰염치 막무가내로 중단시킨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두가지 대북사업은 이명박정부에서도 차질없이 진행되던 것이었다. 그러니 미국의 눈치보지 않고도 얼마든지 진행할 수 있는 사업 아닌가? 하루 아침에 문을 닫아버린 박근헤정부는 후대의 역사에서 최대의 민족반역자로 평가될 것이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해 이산가족 상봉, 남북철도 연결 등을 과단성 있게 추진함으로써 평화 번영 통일의 길로 내달려야 한다.

자연은 배반하거나 배신하지 않는다. 인간도 결국 자연의 한 부분일 뿐이다. 사실 새해라고 하지만 태양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무엇이 달라서 새해일까. 어제는 그제 같았고, 오늘은 어제 같고,내일은 오늘과 비슷할 것이다. 삶도 새로울 게 없다. 새로울 게 있다면 오직 마음이다. 어제까지 괴롭다가 오늘부터 행복하다면 삶이 새롭다. 어제까지 얽매이다가 오늘 자유로우면 새로운 삶이다.

역사의 전진이 없다면 새날은 의미가 없다. 촛불로 탄생한 촛불정권은 처음으로 돌아가주기 바란다. 처음처럼 촛불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매진해주기 바란다. 모든 국민들이 새해 새날의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말이다.

진도개 구름이와 걷는 산길. 자연은 단순해서 참 좋다
진도개 구름이와 걷는 산길. 자연은 단순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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