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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혜경의 시소詩笑] 유치원 가는 어른

마혜경 시인
  • 입력 202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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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해야 할 일

 

 

ⓒ마혜경
ⓒ마혜경

 

유치원 가는 어른

- 마혜경
 
 

방금 내린 커피를 후우 불어본다

유리창이 손바닥만 한 입김을

풍선처럼 불었다가 삼킨다

창밖에 유치원 가는 어른

어깨보다 작은 가방을 메고

울고 있는 더 작은 손목을 잡고

두 개의 까만 머리가 걷고 있다

 

햇살이 유리창을 지나간다

유치원 간 어른이 돌아온다

어깨와 손을 그곳에 비우고

차박차박 걸어오고 있다

 

이때 세상이 해야 할 일은

그들을 바쁘게 괴롭힐 것

서로가 그립지 않게 

까맣게 잊을 수 있게

잠시 못되게 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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