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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

김홍관 시인
  • 입력 2020.12.21 08:28
  • 수정 2020.12.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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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

수많은 사연이 있었으리라
여럿의 수근거림도 들었으리라
 세월을  자리에만
서있는 것도 힘든  이었으리라
 세월동안 지나간 겨울을 이겨냈으니 그저 대견할 밖에

봄부터 싹이 돋아 반짝이는 환희
나무초리마다 담은 사연들 모아
우듬지까지 전하며 여름을 이어 갔겠지
아귀차게 여물어 가을엔 풍요를 선물하고

말이 없다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말없는 가운데 수많은 말들이 오가는데
불쌍한 중생들은 금강경이 좋다고만 하지

경 속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나무가 겨울을 이겨내는 침묵은
엄혹한 세상을 견디는 인내와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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