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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의식과 평등사상?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12.17 11:45
  • 수정 2020.12.1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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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22일, 한 국회의원이 공항에서 공항직원과 실랑이를 벌인 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신분증을 보여주라는 요구에 지갑에서 꺼내 제시하지 않고 지갑 속 투명 비닐 안에 있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꺼내라는 요구에 반응하지 않아 생긴 사소한 일인데 이런 사소한 일들이 불거지고 문제가 그냥 넘어가지 않는 현 세태가 더 우려스럽다. 그걸 특권의식에서 발생한 국회의원의 갑질이라고 비난한다.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안 보여준 것도 아니고 본인 스스로 공항을 감사하는 국토위 소속이고 하다 보니 자신의 이름을 대면 그냥 넘어갈 줄 정도의 대우를 받고 싶었을 것이다. 그게 인지상정이고 지금까지 고생고생 하다 국회의원이라는 꿈을 이룬 사람의 호기, 치기 정도로 봐주고 싶다. 이런 맛이라도 있어야지 성공하고 싶은 원동력이 있을 것이니까. 그래서 공무원이 "아이고 국회의원 나으리 오셨습니까? 몰라뵈서 죽을 죄을 지었습니다." 같은 식의 저자세는 아니더라도 그냥 "송구스럽지만 국회의원이셔도 메뉴얼은 지키셔야 한다, 아니면 우리가 곤란하다"는 식의 화법으로 최대한 비유를 맞춰 주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공항 직원 역시 내 짐작으로는 "네가 국회의원이든 뭐든 상관없다, 말 들어라, 여기서는 하란데로 해라"는 다른 특권의식이 발동했을 수 있다. 그건 지금 노소, 직업의 귀천, 젠더, 권위 등의 타파와 기존 사회질서의 붕괴로 인해 봇물 터지듯 만연하고 있는 우리 나라 특유의 평등의식의 삐딱한 발현이다. 우리나라 전통 유교사상으로 유지되던 기존의 사회질서와 구조가 이미 심각할 정도로 붕괴되었다. 예전에는 싫고 부당해도 자신보다 선배, 어른, 상사라면 그냥 넘어가고 이겨 먹지 않으려는 미덕이 있었다. 지금은 모든지 법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인간공동체의 자생적인 해결 능력과 방법이 무너지고 있다.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에게 다가가 선생님이 뭐라고 하고 신체접촉을 하면 "폭행"으로 신고해 버리고 담배피어서 옆 사람에게 피해 간다고 항의하면 자신은 금연구역에서 1m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상관 없다고 이죽거린다. 불쌍한 사람을 돕고 정의구현을 하였더니 내가 가해자가 된다. 어른이 뭐라고 하면 꼰대라고 매장시켜 버린다.그러니 울분을 참자 못한 사람들이 집단행동을 하고 자신의 목소리와 이권만 챙기려고 외치는 일방통행 식의 사회 분위기가 고조되고 세대, 계층 간의 갈등만 심해진다.

​이순신 장군이 일개 수병과 함께 노를 젓는게 평등이고 혁신인가? 학문의 권위자인 교수 또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반발하고 수용하지 않으면서 대드는 것이 평등인가? 서비스 업종 종사자가 손님을 편안하게 하고 잘 봉사하는 것이 아닌 메뉴얼 준수라는 명목으로 함부로 대하는 것이 평등인가?

먼저 말본새가 문제다. 그걸 배워 본적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 책상에 앉아 사는 데 별 도움이 되지도 않는 지나간 지식만 주입식으로 외워 나만 성공하고 잘되면 되는 것만 배우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기분 나쁘지 않게 배려하면서 의견을 전달하고 서로 더불어 갈 요령을 터득하는 것은 모른다. 나보다 잘된 사람은 어떻게든 끌어내려야 한다. 그게 한국식 평등이다. 그 사람의 지금까지의 수고와 노력은 존중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람의 성공에 편승하고 숟가락 올려야 한다. 유아독존식의 사고 방식 확대로 자기 목소리만 크게하고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불이익이나 피해가 오면 그걸 잠시도 못 참고 바르르 떨며 들이 받아야 한다. 정당한 노력과 수고로 얻은 가치와 권위에 대한 존중과 수용, 배려 그런 것이 없이 무조건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외치는 것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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