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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혜경의 시소 詩笑] 두통

마혜경 시인
  • 입력 2020.12.1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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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은 '세상'과 '나' 와의 간격에서 비롯된다.

ⓒ마혜경
ⓒ마혜경

 

두통

-마혜경
 
 

물고기를 내려다본다

머리가 잘린 채 살아있는 물고기

머리를 잘라도 죽지 않는 내가

짧아진 머리카락을 만지며

파닥이는 지느러미를 내려다본다

단발머리가 흔들리고 지느러미가 떨리고

머리가 잘린 머리는 죽어간다

 

잘린 머리카락이 나를 찾는다

머리가 잘린 물고기는 날 올려다본다

물고기 머리에 머리카락이 자라나고

그 머리카락이 나를 찾는다

 

어떤 머리는 죽고

머리를 잘라도 죽지 않는 어떤 머리는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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