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은 '세상'과 '나' 와의 간격에서 비롯된다.
두통
-마혜경물고기를 내려다본다
머리가 잘린 채 살아있는 물고기
머리를 잘라도 죽지 않는 내가
짧아진 머리카락을 만지며
파닥이는 지느러미를 내려다본다
단발머리가 흔들리고 지느러미가 떨리고
머리가 잘린 머리는 죽어간다
잘린 머리카락이 나를 찾는다
머리가 잘린 물고기는 날 올려다본다
물고기 머리에 머리카락이 자라나고
그 머리카락이 나를 찾는다
어떤 머리는 죽고
머리를 잘라도 죽지 않는 어떤 머리는 자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