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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음과 늙음의 찬미

김홍관 시인
  • 입력 2020.12.14 08:44
  • 수정 2020.12.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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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음과 늙음의 찬미

낡음과 늙음이 공유하는 말들
오래 되다, 헐었다, 너절하다, 쇠퇴하다, 색이 바랬다, 고물

색바랜 옷을 입은 색바랜 여자
그리고 둘의 닮음
삶의 고단한 여정을 간직한 버려진 침대
저물어 가는 거리에 비틀거리는 남자
영하의 날씨에 박스들고 곳을 찾는 노숙자
아버지와 동행하는 고물 자전거

낡음에서 오는 고풍스러움
손때 묻은 손잡이의 광택
노년의 여유로움과 평안함
내려 놓을 아는 지혜

낡음이 아름다운 것은 버려지기 때문이고
늙음이 아름다운 것은 죽어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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