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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몽키 키우기] 무덤에서

안소랑 전문 기자
  • 입력 2020.12.14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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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몽키에게 일주일에 한 번 식사를 주어야 합니다.
내면에 자라는 씨몽키가 거대한 물고기가 되어 바다로 향할 수 있도록.

 

 

 

 

너는 가끔 붉은 산을 피운다

아직 채 지워지지 않은 봉숭아 손톱과

꼭대기에서 흘러나오는 용암들이

어릴 적을 떠올리고 있다

그렇게 믿고 싶다

 

아지랑이가 발밑으로 깔린다

우리는 그곳에 멈춰

등산객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무너지는 세계 속으로 바쁘게 달려 가시는군요

너는 헬리콥터를 바쁘게 찾아다니고

 

구조대는 까만 머리에 새빨간 옷을 입고

불타는 나무들 틈에 숨어 안식을 취한다

내 코끝을 유영하는 연기들이

훨훨 날아 오른다

나를 떠나가는 것들은 대부분 고향을 찾아 간다

 

너는 붉은 산을 마신다

나는 너에게 잡히지 않는 불씨를 건넨다

춤을 추는 사람들

이쪽으로 손을 흔들고 있네요

헬리콥터는 우리의 귓가를 맴돌다 고꾸라지고

 

회색빛 무덤 위에 우리는 서 있다

크고 둥근 언덕을 가졌으니

언젠가 깨어날 아이는 불꽃 속으로 떠나가겠지

손톱 위로 하얀 반달이 뜨기를 기다리며

너는 또 다른 붉은 산을 피우겠지

 

나는 여러 개의 언덕들을 바라보며

너의 무덤이 될 터를 찾아 떠나야지

어릴 적을 떠올리는 꼭대기에 비석을 세워

기다려야지, 근처에 널브러진 가슴 뼈 하나를 주워

의자를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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