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오래된 골목을 접어들면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골목은 아이의 놀이터였고
세상 삶을 배우는 학교였지요.
거기에는 수없이 많은 놀이가 있었고
놀이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었답니다.
사람 하나 겨우 빠져 나오는 고샅을 벗어나면 말이지요.
수많은 길을 걸었지요.
그 많은 길을 걸으면서 지나친
그보다 더 많은 길이 있었구요.
지금도 얼마 남지 않은 길을 걷고 있고요.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라는 노래가 생각나네요.
골목길을 벗어날 때는 나도 몰래 지나온 길을 뒤돌아봅니다.
길 위에 떨어진 나의 시간들과 그리움을 한번 더 보려는 거지요.
세상을 향한 걸음을 조심조심 옮기려 하는 거지요.
길 위에 길이 있다지요.
너무 높은 길은 바라보지 말고 발 밑을 찬찬히 살피며 걸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