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원 음악통신 348] 콘서트 프리뷰: 서초문화재단 2020 송년 시리즈 1. "겨울나그네-바리톤 안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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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348] 콘서트 프리뷰: 서초문화재단 2020 송년 시리즈 1. "겨울나그네-바리톤 안대현"
  • 성용원 작곡가
    성용원 작곡가 klingsol@hanmail.net
  • 승인 2020.12.0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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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8일 화요일 오후 7시30분, 반포심산아트홀

계절의 음식, 과일이 제맛이 듯 관례 아닌 관습 같은 관행이 되어버린 겨울 시즌에 단골로 올려지는 푸치니의 <라보엠>,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 같은 식상한 게 아닌 진정한 겨울 별미는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나그네>다. 시가 노래하고 음악이 말하도록 한 슈베르트의 가곡 중 <겨울나그네>는 실연 당한 젊은이가 삶의 의미와 희망을 잃어버리고 무작정 떠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일종의 모노드라마다.

12월 8일 화요일 오후 7시 30분, 반포심산아트홀에서 열리는 바리톤 안대현의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전곡 연주회 

12월 8일 화요일 오후 7시 30분 반포심산아트홀 무대에는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로 부부 음악가 안대현 & 김은진 듀오가 올라간다. 바리톤 안대현은 독일 드레스덴 국립음대와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에서 석사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고 독일 굳임림 국제 콩쿠르에서 가곡상을 수상하였을 정도로 독일 정통 가곡에 일가견이 있다. 더군다나 슈투트가르트에서 이미 <겨울나그네> 전곡 독창회를 개최하고 슈베르트 못지않게 독일어로 된 인성 음악인 브람스의 <독일레퀴엠>까지 솔리스트로 협연하는 등 이미 독일 노래에는 정평이 나있다.

그와 앙상블을 펼칠 피아니스트 김은진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전문연주자과정을 졸업하고 드레스덴으로 옮겨 최고연주자과정을 최우수졸업했다. 상술했다시피 두 사람은 부부인데 어찌 된 게 남편과 부인의 학업 장소가 엇갈린다. 그러면서 둘이 더욱 애절한 정을 키웠을지 모를 노릇이요 서로에 대한 갈망(Sehnsucht)이 커졌을지도 모르겠다. 꼭 부부라고 두 사람의 호흡이 다른 사람과 맞췄을 때보다 낫고 화목할 거란 기대는 선입견에 불과하다는 거 다 안다. 오죽했으면 성악가 남편 + 피아니스트 부인의 콤비에 <부부의 세계>라는 명칭까지 붙여줬겠는가....

바리톤 안대현
바리톤 안대현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전체를 관통하는 '우울한 분위기'는 1828년 슈베르트가 전곡을 작곡하고 그의 음악을 가장 애정하고 이해하는 친구들은 불러 모아 '몸서리쳐지는 한 다발의 노래'라고 소개한 데서도 알 수 있다. 친구들의 반응은 '지나치게 우울하고 침울하다'이다. 낭만주의에서 사랑이란 마르지 않는 샘물과도 같은 낭만주의 더 나아가 인류의 영원한 풀지 못하는 숙제이자 삶의 원천이다. 사랑의 감정에도 형언할 수 없는 여러 종류가 있듯이 자연스레 체화된 인생의 슬픔과 좌절, 황폐화된 심정, 고독 등이 담겨 있으며 심지어 "멍하니"(stier)같은 단어까지 언어로써 설명되지 않고 감각적으로 파악될 정도다. 빙상과 삭풍을 무대로 하여 겨울나그네가 만나는 풍향계, 도깨비불, 이정표 등을 마치 청자가 만나는 것처럼 생생하다. 빈곤과 신병으로 점철된 슈베르트의 인생과 우리네 인생이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피아니스트 김은진
피아니스트 김은진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가 좋다. 황량해서 좋고 내면의 슬픔에 공감하며 곱씹어서 음미한다. "낯선 이로 왔다가 낯선 이로 간다네"라는 구절로 겨울나그네의 여정은 시작된다. 첫 곡의 제목, 영어의 굿나잇에 해당하는 독일어의 잠자기 전 인사말인 '구테 나흐트'부터 함축적이다. '안녕!', '잘자", 등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편히 쉬어'는 어떤가? 이는 오래전부터 죽음에 몰입하고 죽음에 왠지 모를 친밀함을 느끼고 있었던 슈베르트 본능에 이끌린 어쩌면 겨울나그네가 슈베르트의 본인의 모습일지도 모를 정도로 빙의기도 한다. 독일에서 수학하고 온 정통 가곡 가수의 노래로 들을 수가 있다고 하니 독일 가곡을 부르면 어디든 마다않고 찾아다니는 필자에겐 12월 8일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그날은 눈이 왔으면 좋겠다. 밤이 더 길었으면 좋겠다. 한없이 가라앉은 도시의 정경이었으면 좋겠다. 들을 바엔 제대로 모든 부대 상황까지 맞닿아 제대로 빠져들어야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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