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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342] 죠스와 드보르작의 교향곡 '신세계에서'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11.25 08:51
  • 수정 2020.11.2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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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프로야구 챔피언을 결정짓는 코리안 시리즈가 한창인 요즘 이닝 사이에 딴짓을 하다 켜논 티브이에서 나오는 광고음악에 귀가 번쩍 뜨였다. 들리는 건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사운드인데 화면은 감성 가득, 가을과 커피 그리고 모델 이나영이다. 최근 기존 브랜드가 가진 감성에 새로운 모습을 더한 ‘콜라보’가 마케팅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식품업계 또한 콜라보 열풍에 가세해 한정판 제품이나 굿즈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맥심커피 선전에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 4악장이 BGM으로 쓰인 것이다.

사진 갈무리: 맥심X유니버설 패키지 광고 중 한 장면

동서식품은 지난 16일, 미국의 유명 영화 제작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손잡고 '죠스', '백투더퓨처', '쥬라기공원' 등 명작 영화를 활용한 '맥심X유니버설 스페셜 패키지'를 한정 출시하면서 영화의 포스터와 명장면, 심볼 등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일러스트를 담았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들어도 영화 <죠스>의 OST가 아니라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의 서두였다.

위 첨부한 광고 영상의 앞부분 6초까지를 들어보라. 수천 번 드보르작의 <신세계에서> 교향곡을 감상한 필자의 귀에는 존 윌리엄스의 <죠스>가 아닌 드보르작이다. 그런데 다른 영화음악들은 맞게 선곡했으면서 <죠스>만 일부러 틀리게 넣은 것일까? 전체가 보이지 않고 멀리서 상어를 상징하는 등지느러미만 보이면서 어디 선지 모르게 다가오는, 영화를 보는 사람은 상어의 다가옴으로 인해 손에 땀이 나고 긴박해지지만 정작 영화 속의 인물들은 위기를 못 느껴 더욱 무섭게 만드는 그 장면에서 깔리는 유명한 죠스의 OST. 상어가 나타나기 직전, 그 긴장감을 절묘하게 표현하며 오금을 저리게 했던 메인 테마 선율은 예전부터 드보르작의 <신세계교향곡 9번> 4악장 도입부와의 유사성 논란이 잦았다.

존 윌리엄스의 죠스 테마는 미와 파 두 음이고 드보르작은 시와 도 두 음이라는 게 가장 큰 차이며 느리게 시작해 점점 빨라지는 것까지 닮았다. 아무리 그렇다 치더라도 죠스와의 콜라보를 강조한 패키지 상품의 광고에 다른 <쥬라식파크>나 <백투더퓨처>의 OST는 맞게 삽입된 반면 <죠스>만 드보르작이 들어간건 의도라기보단 명백한 실수 같다.

아래 죠스와 드보르작을 비교한 동영상을 첨부하니 여러분들이 한번 들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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