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겨내기] 코로나19, 우리의 사회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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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겨내기] 코로나19, 우리의 사회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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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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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한 사람의 잘못과 책임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지금 이시간에도 코로나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 답답함을 참아가며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자제하는 모든 시민들이 하나되어 코로나와 맞서고 있습니다. 차진경 작가님의 말대로 모두 함께 책임을 나누고 하나된 마음으로 나아갈 때,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하고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차진경 작가님의 작품 '코로나19, 우리의 사회적 책임' 입니다.
힘든 시기이지만, 햇살은 언제나 우리를 환하게 비춰주고 있습니다. 따뜻한 햇살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우리 곁에 있는 한,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더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목혜민 작가님의 이야기처럼, 우리에겐 우리를 비추는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차진경 작가님의 작품 '코로나19, 우리의 사회적 책임' 입니다.

엄마가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가 되어 자가격리 대상자가 되었다.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코로나가 내 삶 속으로 툭, 떨어진 순간이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엄마는 이미 안방에서 마스크를 쓰고 자가격리 중이었다. 굳게 닫힌 안방 문 앞에서 나는, 내 목을 타고 넘어오는 수많은 걱정의 말들을 집어삼키기 위해 몇 번이고 주먹을 쥐어야 했다. 엄마, 나 왔어. 딸 왔어? 밥은 먹었고? 오늘 별 일 없었어? 나는 억지로 밝은 목소리를 내며 재잘재잘 이야기했다. 오늘은 카페에서 전공 공부를 했는데, 너무 어려워서 고생했어. 그리고는 말했다. 요즘은 코로나에 걸려도 대부분 증상이 경미하다고, 애초에 걸렸을 거라 생각도 안하지만 걸렸더라도 다들 병원에서 완치돼서 나온다고. 걱정 말라고, 그렇게 계속 이야기했다. 엄마도 걱정 안 해. 엄마 지금 멀쩡한걸? 아무런 증상도 없어. 엄마 괜찮아. 

검사 결과는 다음 날 아침에 나온다고 했다. 전날 4시 넘어 자서 분명 지금쯤이면 피곤해 죽을 것 같은 상태여야 하는데도, 눈만 뻑뻑하고 이상하게 잠은 오지 않았다. 끝도 없이 추락하는 느낌에 속이 뒤집어 질 것만 같아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뒤척였다. 눈을 감은 채로 생각했다. 아무 일 없을 거야. 아무 일 없게 해주세요. 믿어본 적도 없는 신에게 빌었다.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 시바신, 옥황상제까지 부르던 그 순간, 방문이 벌컥 열리고 아빠가 외쳤다. 엄마 음성 나왔다. 순간 환호성을 지를 뻔 한 입을 막고 서둘러서 안방으로 향하자, 엄마도 문자를 확인한 듯 이미 깨어 있었다. 봐봐, 내가 음성 나올 거라고 했지? 동생의 목소리를 뒤로 한 채, 엄마는 시간이 늦었으니 다들 얼른 가서 자라고 말했다. 일주일 후, 엄마는 다시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렇게, 나의 삶에 폭탄처럼 떨어졌던 코로나19는 떠나갔다. 

재난문자가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사람들은 재난에 익숙해져 버렸다. 확진자의 동선 하나하나에 신경 쓰며 같은 지역이라는 사실에 걱정하던 사람들은, 이제는 바로 옆 아파트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해도 나만 안 걸리면 돼, 하며 덤덤하게 넘어간다. 낯선 위협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간은, 일상적인 재난에 대해서는 그 관심을 잃어버린다. 코로나19는 이제 화재나 교통사고와도 같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만 나의 일이 아닌 그런 불운한 사고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종 까먹곤 한다. 자신들이 뉴스에서 보는 불행한 사건 사고가, 어느 날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사실을. 매 시간 울리는 재난문자가 나와, 나의 가족에 대한 것이 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에게는 그러한 일이 닥치지 않을 것처럼, 그러한 사실을 망각한 채 살아간다. 나도 그랬다. 엄마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기 전까지는. 

엄마가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 순간부터 음성 판정이 나오기 전까지, 정말 수없이 많은 생각을 했다. 엄마가 확진자면 어쩌지. 그러면 나는? 만약 나도 확진자가 되면 나는 죄인이 되는 건가? 나는, 그리고 우리 엄마는 정말 다행히도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내가 그 짧은 시간 동안 가졌던 걱정과 불안이 현실이 된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우리는 그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된 사람들은 체내의 바이러스에 의해 고통받음과 동시에, 그들 자체를 사회적 바이러스로 취급해버리는 사람들에 의해 두 번 죽는다. 

코로나19는 백신이 개발되면 결국 완치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를 이겨내는 것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백신을 개발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코로나19는 세상에 큰 상처를 남겼다. 코로나19로 고통 받은 사람은 환자들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출길이 막히면서 크나큰 손해를 입고 결국 사업장을 닫아야 했던 많은 자영업자들, 공장에서 감염이 이루어지면서 물품 생산을 못해 큰 적자가 난 기업들부터, 하루하루 바이러스와 직접 싸우고 있는 의료진들, 학교를 가지 못하는 학생들, 제대로 공부할 수 조차 없는 환경에서 대학 입시를 치러야 하는 고등학생들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큰 흉터를 남겼다. 모든 사람이 상처받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상처에 집중하기 바빠 타인의 상처를 외면하게 되었다. 당장 내가 힘든데 다른 사람을 생각해 줄 여유는 없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은 곧 이기적인 배척으로 이어졌고, 예전이었으면 수용할 수 있었던 사소한 불편에도 날을 세우며 말로서, 행동으로서 다른 사람을 또 다시 상처입히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이겨내야 하는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 그 자체보다도, 코로나로 인해 서로 상처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상처를 극복해나가며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그런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당사자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코로나19는 단지 ‘누군가에게’ 닥치는 ‘불행’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책임 의식을 가지고 전염의 확산을 막고, 서로를 도우며 극복해 나가야 하는 우리의 일이다. 우리의 조심스럽지 못한 행동에 의해서 코로나19는 전파되고, 우리의 이기주의적 생각으로 코로나19 환자는 죄인이 된다.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사람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들을 마치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전염시킨 가해자 마냥 대하고 판단한다. 엄마와 같이 점심을 먹었던 분은 카톡과 전화를 수십 통씩 보내왔다. 정말 미안하다고. 증상이 없어서 몰랐다고, 울면서 전화하는 그 분께 엄마는 그냥 괜찮다고, 당신의 탓이 아니라고, 그렇게 말을 해주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나는 그럴 수 있을까. 나는 당신의 탓이 아니라고 말해줄 수 있을까. 그 사람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 볼 수 있을까. 그 질문의 답은, Yes 였다. 아니, Yes 여야 한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최전방에 서 있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 인력들은 하루하루 지쳐 쓰러지고 싶을 정도의 노동 강도를 버티며 사람을 살리고 사회를 지키겠다는 신념 하나로 그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보건소는 확진자의 동선을 일일이 파악하고 그들의 접촉자들을 분류해 내 그들이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돕고, 접촉자로 분류되어 자가격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직접 방문해 먹을거리를 전달해 준다. 그렇게 일하시는 분들이 있다. 과중한 책임을 지고도 힘들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이 있다. 우리는 그래서,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주체적으로 코로나 19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가져야 하고, 그것만이 코로나19를 이겨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삭막해져만 가는 현실이, 조금이나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하며 이 글이 누군가에게 공감이 될 수 있기를 작게나마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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