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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동성결합법' 공개적 지지...동성애자도 하나님의 자녀이다

신영배 전문 기자
  • 입력 2020.10.22 12:54
  • 수정 2020.10.2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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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21(현지시각) 로마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에서, 동성애자들의 법률적 권리 보호를 위한 동성결합법(Civil union law)’ 제정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교황은 이 다큐멘터리에서 동성애자들도 주님의 자녀들이며 가족을 구성할 권리가 있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불행해져선 안된다.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건 동성결합법이며 동성애자들은 이를 통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나는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피네예브스키 '프란치스코' 다큐 감독은 교황은 사람에게 꼬리표를 붙이지 않습니다. 동성애자, 이성애자로 나누려 하지 않고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봅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2013년 즉위직후 동성애에 대하여 주님을 찾고 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내가 누구를 심판할 수 있겠는가라며, 각 국에 동성애자 존중과 보호를 촉구했지만 동성결합법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3년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동성애자에 대한 존중이 동성행위를 승인하거나 동성결합에 대한 법률적 승인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바 있지만, 이번에 교황은 가톨릭의 기존 입장이나 교리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동성결합 개념은 동성결혼 합법화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인데, 동성 커플에게 혼인 관계에 따른 권리를 똑같이 보장하자는 것이다. 미국의 일부 주와 이탈리아, 체코, 그리스, 스위스 등 약 20개국이 동성결합법을 제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AP=연합뉴스)

교황의 이번 언급에 대해 교황청 안팎에서는 성소수자 이슈와 관련한 가톨릭교회의 역사적인 방향 전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 예수회 사제 제임스 마틴은 동성결합법에 대한 교황의 명확하고 공개적인 지지는 가톨릭교회와 성소수자의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상징한다고 풀이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대변인도 매우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환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전기 위대한 개혁가를 쓴 영국의 저널리스트 오스틴 아이브레이는 교황이 2013년 즉위 이래 해당 이슈와 관련해 가장 명료한 용어로 입장을 표명했다고 짚었다 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있을 당시 동성 결혼 합법화에는 반대하면서도 이들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 왔고, 이혼하고 재혼한 사람들의 처우와 관련해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밝혀 주목을 끌었다. 교황은 20158월 주례미사를 통해 "이 사람들은 파문당하지 않았고, 파문당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그들을 그런 방식으로 대해서는 안되며, 그들은 언제나 교회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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