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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혜경의 시소詩笑] 아이를 팝니다

마혜경 시인
  • 입력 2020.10.20 10:25
  • 수정 2020.10.2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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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팔기 전에 어른을 파는 건 어떨까요?

 

아직도 어린, 아니 어리석은 부모들  ⓒ마혜경

 

 

아이를 팝니다

- 마혜경
 
 

그가 떠나자 그녀는 혼자 아기를 낳았다 아기의 빈 자리에 슬픔이 누웠다 눈물이 이상한 문장을 새기고 있다

 

아이를 팝니다 36주, 20만 원. 

 

제주도 서귀포시 당근마켓에 올라온 그녀의 글은 눈물이 아니다 동정이라 읽지 않는다

그것은 엄마를 가장한 악마.

 

그녀는 알 것이다 미혼모보호센터와 보육시설로그녀와 아기가 헤어질 때, 아이를 파는 일보다 죄를 파내는 일이 얼마나 더 아픈지를

 

아기는 아무것도 모른다

입양도 모르고 글도 모른다

여태 꿈을 꾸고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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