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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320] 첫 번째 윤이상 평화음악상의 수상자는 '엘 시스테마'의 호세 안토니오 아부레우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10.1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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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뜻을 기리기 위해 올해 첫 제정된 평화음악상
수상자는 베네수엘라의 호세 안토니오 아부레우

통영시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하고 윤이상평화음악재단이 주관한 ‘2020 윤이상 평화음악상(ISANG YUN PRIZE)’ 첫 시상식이 지난 11일 오후 4시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개최됐다.올해 처음으로 시상하는 윤이상 평화음악상의 첫 수상자는 지휘자 겸 작곡가이자 경제학자로 베네수엘라 국립 청년 및 유소년 오케스트라 시스템 육성재단, 엘 시스테마의 설립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부레우(1939~2018)가 선정됐다.

호세 안토니오 아부레오. 사진 제공: 통영시

엘 시스테마(El Sistema)란?1975년 경제학자이자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가 거리의 아이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나눠주고, 오케스트라 연주를 가르치며 빈민가의 아이들을 가난과 폭력에서 구해낸 스페인어로 시스템, 제도란 뜻.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José Antonio Abreu)가 이 제도를 수립할 당시의 베네주엘라의 클래식 음악은 상류층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였고 악단 단원들도 대다수가 외국인-특히 유럽인-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 연주자들은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악단 입단이 대단히 힘들었고, 심지어 음악 자체를 포기하고 다른 직업을 알아보는 경우도 대단히 많았다. 아브레우는 이러한 특정 계층 위주에 외국의 도움만으로 명맥을 잇던 베네수엘라 음악계를 일신하려는 목적보다는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좌절하는 젊은 음악인들의 자립을 돕고, 더불어 뒷골목의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가르침으로써 범죄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취지로 엘 시스테마를 만들었다. 아브레우의 뜻에 동감하는 후원자들의 지원을 부탁하고 청소년 연주자들을 모아 지하 주차장이나 공장, 성당 등에서 리허설을 하면서 시작했다. 처음 모인 연주자들은 겨우 여덟 명에 불과했지만 이들이 후배들을 기르고 돌보는 교사이자 행정가로 성장하도록 하는데 주력하면서 선배들이 후배들을 모아 가르치고 또 그렇게 교육받은 이들이 가르치고 하는 식으로 점점 숫자가 불어났고, 몇 년 지나지 않아 정규 관현악단을 만들 정도의 인원이 모이게 되었다.1977년에는 최초의 청소년 악단이었던 호세 란다에타 국립 청소년 관현악단을 이끌고 스코틀랜드에서 공연했는데, 이 때 성공을 거두어 자신의 프로젝트를 국가사업으로 확장시킬 수 있었다.

독일 ARD에서 제작한 엘 시스테마를 다룬 영화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 엘 시스테마를 통해 세계적인 음악가로 데뷔하고 성장한 두다멜의 모습이 포스터에 보인다.

2010년부터 한국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청소년 관현악단 창단 시도가 이루어졌다. 한국형 엘 시스테마를 표방하는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이 문화체육관광부와 문체부의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관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한민국 교육부와 각 교육청 , 문화재단에서도 학생 오케스트라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작곡가 윤이상

윤이상평화재단은 '음악을 통해 세상의 고통 받는 이들에게 다가가 위로와 용기를 주고, 분단된 우리 민족에게 민족화해와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일깨워주고자 했던 작곡가 윤이상의 음악과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고자 사회각계각층의 참여로 2005년 창립된 단체이다. 창립이래 윤이상의 음악적 업적과 예술적 생애를 기리고 남북문화교류, 민족문화창달, 국위선양, 인재발굴과 양성에 기여하기 위한 여러 사업들들 행해왔다.

2020 윤이상 평화음악상은 작곡가 윤이상의 음악적 성취와 창작정신을 더욱 심화·발전시킨 문화예술인을 널리 알리고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남북의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고자 했던 윤이상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기획됐다. 이외에도 ‘2020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상’에는 한스 크리스티안 오일러 &유라시아 페스티벌, 홍콩 차이니즈 오케스트라, 루이지 피오바노와 알도 오르비에토, 세마나스 무시칼레스 데 프루티야르, 트라이엑트(오케스트라) 등 5부문이 선정됐다. 올해 심사위원회는 심사위원장인 플로리안 리임 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를 비롯 호주 더글라스 고티에 아시아태평양 공연예술센터 연합회(AAPPAC) 의장, 베네수엘라 에딕손 루이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더블베이스 수석 단원, 홍콩 티사 호 홍콩 아트 페스티벌 총감독, 독일 마를라 슈투켄베르크 주한독일문화원 동아시아지역 원장, 작곡가인 일본의 도시오 호소카와, 윤이상의 장녀인 윤 정씨 등 7인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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