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멀고 높아서 잠시 쉬어가야 해요
어떤 사람도 예외는 없죠
버티고개
- 마혜경약수동에서 한남동 넘어가는 정상
폐지 손수레 위에 태양이 아스라이 앉아있다
밀고 끄는 기억과 햇볕으로
밥을 지어먹는 노인
붉은 태양은 무게를 지우기 위해
들숨을 참고 있다
장충동 내리막 길
땀에 젖은 노인이 아래로 굴러간다
풍등을 닮은 태양이 위로 멀어진다
한 송이 꽃으로 밥물을 재는 사람과
낱알로 버티는 꽃망울이 붉에 핀 그곳
어쩌면 두 개의 태양이 만나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