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구비(耳目口鼻)하면 외모 생김새 눈, 코, 입, 귀를 뜻한다고 알고 있다. 오늘은 耳目口鼻의 다른 뜻을 알아보겠다.
귀 이(耳) 자는 오른쪽 귀의 귓바퀴와 귓불을 그린 상형문자이다. 귀의 기능인 ‘듣다’와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눈 목(目) 자는 사람 눈을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 나온 ‘目’자를 보면 사람의 눈과 눈동자가 잘 표현되어 있다. 본래 ‘目’자는 가로로 쓰였었지만, 한자를 세워 쓰는 방식이 적용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입 구(口) 자는 사람의 입 모양을 본떠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口’자를 보면 ‘ㅂ’자 모양을 하고 있어 위아래의 구분이 있었지만, 해서에서부터는 네모난 모습으로 바뀌면서 상하를 구분하지 않게 되었다. 대부분이 ‘입’이나 ‘소리’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지만 때로는 ‘출입구’나 ‘구멍’과 같이 단순히 모양자로 쓰이기도 한다.
코 비(鼻) 자는 스스로 자(自)와 줄 비(畀) 자가 결합한 글자이다. ‘自’는 사람의 코 모양을 본뜬 글자이며, 코는 사람 얼굴의 중심이자 자신을 가리키는 위치로 ‘스스로’, ‘몸소’, ‘자기’라는 뜻을 가졌다.
줄 비(畀) 자는 밭 [田]에서 생산한 나물을 이웃에게 나누어준다는 뜻으로 ‘남에게 베풀다’라는 뜻이 있다. 베푸는 마음가짐은 겸손과 공손을 일컫는다.
이목구비(耳目口鼻)의 또 다른 뜻은, ‘남의 말을 할 때는 귀[耳]로 들은 것을 직접 눈[目]으로 보고 입으로 [口] 말을 하되 자신 [自]을 낮춰서 [畀] 말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耳目口鼻’라는 말이 너무 외모지상(外貌至上) 주의로 사용되고 있다. 남의 험담을 무책임하게 쏟아내는 요즘의 현실에서 ‘耳目口鼻’의 참뜻을 되새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