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내 공연 재개를 포기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이번 조치에 따라 뉴욕내 다른 공연장은 물론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재개장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뉴욕시의 대표적 공연기관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2020~2021시즌 공연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내년 8월까지 공연을 하지 않고 2021-2022 시즌이 시작되는 내년 9월에 공연을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메트 오페라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지난 3월 중순부터 모든 일정을 취소했지만 올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송년 갈라 콘서트를 통해 공연을 재개한다는 방침이었다. 피터 겔브 메트 오페라 총감독은 향후 계획에 대해 "관객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선 최고의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각종 운영비도 절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트 오페라는 지난 4월부터 공연 중단으로 1억5000만 달러(한화 약 1744억원)상당의 재정적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연주자와 합창단원을 포함해 1000여명의 정규직원도 무급휴직 상태다.
메트 오페라는 내년 9월 무대에 올릴 첫 작품으로는 재즈 트럼펫 연주자로도 활동하는 흑인 작곡가 테런스 블랜차드의 '파이어 셧 업 인 마이 본스'를 선정했다. 메트 오페라가 흑인 작곡가의 오페라를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YT는 메트 오페라가 당초 이 오페라를 다음 시즌 후반에 무대에 올릴 계획이었지만, 최근 인종 문제가 현안으로 부각함에 따라 오프닝 작품으로 순서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음 시즌에는 주세페 베르디의 '돈 카를로스'도 5막짜리 프랑스어판으로 무대에 오른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메트 오페라의 이번 조치가 다른 극장들과 예술 단체들이 공연 취소 기간을 연장할지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 주와 시 당국은 아직까지 공연장의 재개장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박물관과 미술관은 최근 제한적으로 재개장을 시작했다.
뉴욕주의 경우 최근 코로나19가 비교적 통제되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에 수백명의 신규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