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코로나 이겨내기] '이겨내는 법'

mediapiawrite
  • 입력 2020.09.25 10:10
  • 수정 2020.09.25 10:1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누구에게나 '위기'는 불쑥 찾아오고 사라지곤 합니다. 때로는 그 위기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사람은 또 살아가고, 어떤 식으로든 방법은 생길 것이다. 짧은 삶이지만, 내 삶이 그러했듯 모든 인간들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글을 써주신 이유정 작가님의 생각처럼 어떻게든 방법을 생길 것이고 우리는 계속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첫 코로나가 시작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코로나에 대한 것을 잘 인지하지 못했었다. 아니 발생했단 사실을 알지도 못했단 사실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아직 한국에는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이었으며, 무엇보다 그때의 나는 내가 제일 먼저였고, 내 삶이 가장 중요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나는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고작 27살이라는 나이에.

그러다 2020년 1월 중순이 넘어가던 때, 한국에도 첫 확진자가 나타났다. 첫 확진자의 등장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확진자의 수는 점점 더 늘어만 갔다. 그제야 비로소 코로나에 대한 위험이 실감이 나는 것만 같았다. 동시에 두려워지기도 시작했다. 내가 스쳐 지나갔던 사람 중, 코로나가 의심되는 사람이 있었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코로나가 마치 유행이라도 되는 것처럼 번지기 시작하고 솔직히 말하면 내 일상이 크게 달라지거나 하는 것은 없었다. 애초에 나는 직업도 없었고, 마땅히 수익을 벌어들이는 사람도 아니었으니까. 내가 하는 일은 언제나 글을 노트북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일이었다. 나는 꿈을 가진 어느 20대였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억울한 일이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나는 2월 중순, 첫 해외여행이자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수술이 끝이 나고 제일 먼저 의사에게 2월에 비행기를 타도 되냐고 물어볼 정도로 나는 이 여행에 대한 기대가 컸고, 애착 또한 컸다.

늘 죽고 싶다, 이대로 사라져 버리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고 늘 죄책감으로 스스로를 옥죄어오고 죽여오던 내가 갑상선암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눈앞에서 부모님의 좌절을 눈으로 본 후, 처음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나를 온전히 나로만 보겠다 다짐했었다. 그래서인지 내게 대만여행도 남다른 의미였다. 뭔가 여행을 가서 많은 것을 깨닫고,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진정한 나를 생각해보고 정말 새로운 나로 다시 살아보자며 과거의 모습을 떠나보내고 오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가족들에게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기고 결국, 여행은 취소를 시킬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엄마는 마트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더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우리 행복하자고 남을 아프게 할 수 없었으니까.

 

두 번째로 억울한 일은 내 첫 콘서트가 취소된 일이었다. 

나는 방탄소년단의 팬이었다. 진짜 아프고, 못된 생각까지 하던 찰라에 접하게 된 노래가 방탄소년단의 노래였다. 처음으로 죽고 싶고, 사라지고만 싶던 나를 조금만 더 버텨보자 싶게 만든 가수였고, 음악으로도 그리고 말로도 내게 위로와 힘을 주던 가수였다. 그러던 내게 믿을 수 없는 일이 생겼었다. 2020년 콘서트에 내가 당첨이 된 것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엄마도 당첨이 되고, 언니 또한 티켓팅에 성공을 했다. 마치 하늘을 나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하늘이 나를 좀 봐주려나 봐. 나도 이제 행복해져도 괜찮은가봐.”

가난 때문에 친구 관계 때문에 유년시절이 괴로웠고, 성인이 되어서는 꿈을 꾼다는 이유로 온갖 멸시와 비난을 받았던 내게 방탄소년단 콘서트 당첨은 아주 큰 의미로 다가왔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기쁨 속에는 불안함도 존재했었다.

“근데 코로나 괜찮을까?”

어쩌면 취소가 될지도 모른다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는 듯 내 첫 콘서트는 그렇게 취소가 되고 말았다. 허무했고, 허탈했다. 동시에 생각보다 담담하기도 했다. 어쩌면 이렇게 될 수 있다 생각은 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난 여전히 코로나가 너무 원망스럽다. 내게서 처음을 다 빼앗아 갔다. 첫 콘서트도 첫 해외여행도. 두 가지 다 나에게 아주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몇 달이 지난 지금도 아쉬움은 여전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기에 그저 받아들일 뿐이었다. 모두가 힘들고, 모두가 아픈 시기니까.

코로나로 2020년의 절반을 보내고 있는 지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럼에도 버텨내는 이유는 코로나에게는 영원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이 아닐까.

고작 28살인 내가 세상을 논하기란 어렵고, 삶이라는 것을 말하기엔 아직 어리숙하다. 하지만 늘 죽고 싶었고, 늘 사라지고 싶다 생각했던 나도 지금 이 시기를 아주 잘 버텨내고 있다. 여전히 나는 기간이 되면 병원을 다녀야 하고, 매일 아침마다 평생을 호르몬 약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이를 핑계 삼아 조금 더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늘렸다. 원래 작년까지만 온전히 글을 쓰는 것에 도전하기로 했지만, 어쨌든 갑상선암 덕분에 1년 더 온전히 글을 쓰는 작가로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생겼다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니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사람들도 ‘코로나 덕분’이라고는 할 순 없겠지만 이 코로나를 핑계 삼아 조금 더 나를 생각하고 남을 생각하며, 조금은 쉬어가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아까도 말했듯 코로나에게는 분명 영원이라는 것은 없다. 그러나 “오래 갈 수도 있잖아.” 라고 말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사람은 또 살아가고, 어떤 식으로든 방법은 생길 것이다. 짧은 삶이지만, 내 삶이 그러했듯 모든 인간들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내가 나를 이겨내고 지금 살아가고 있듯이 많은 사람들도 이 시기를 잘 버티고 이겨내고 싸워낼 것이다. 그리고 분명 되찾을 것이다.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우리가 있고, 그들이 있기에 조금은 오래 걸린다 해도 분명히.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