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만 민족을 흥분시켰던 9월평양공동선언이후 2년간 실종된 남북관계를 어떻게 열어야 할까요? 남북미 협상의 핵심키워드인 한반도 평화와 북 비핵화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북핵은 미국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북에게는 평화와 생존을 위한 마지막 수단임을 직시해야 한다.
북 비핵화를 최종 전략 목표로 한다는 미국은 실제로는 북 비핵화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북 붕괴론에 기초한 전략적 인내, 강한 대북제재압박으로 북핵 포기 등 미국의 비핵화 협상 전략은 북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고 조금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북핵의 목적을 제대로 안다면 비핵화의 유일한 방법은 종전 선언과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평화와 북미관계 개선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도저히 성공할 수 없는 비핵화 협상 전략을 지속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안보대결 분위기를 조장하고 분단상황을 유지하고 주한미군과 전작권을 유지하고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고 첨단군사무기를 팔아 먹고 한국을 반중전선에 묶어 둘 수 있었다.
한반도 평화가 목적이고 비핵화는 평화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평화보다 비핵화를 앞세우는 것은 분단과 안보대결의 논리이고 이는 미국의 네오콘과 군산복합체의 전략이다.
한반도 평화관점에서는 북 비핵화보다 한반도 비핵화의 개념이 맞다. 그리고 북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많은 수단중 하나일 뿐이다. 비핵화가 안되니까 평화를 위해 아무것도 하면 안되고 또 할 수 없다는 논리는 본말이 전도되었다. 철저하게 미국의 전략과 이해관계에 물든 사고방식이고 사대적인 정책이다.
최근 트럼프가 21일 CVID 대신에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 다소 완화된 표현을 했다고 미국의 비핵화 우선의 압박전략이 바꾸지 않는 한 달라질 것은 별로 없어 보인다.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있다고 하더라도 평화를 위한 우리의 다양한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 5.24조치 해제, 남북정상합의 이행, 국가보안법 개폐, 대북전단 살포금지 등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들은 해 나가야 한다.
미국의 전략을 상수로 두고, 미국만 바라보지 말고, 우리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더 이상 중재자나 촉진자가 아니라 당사자로서 역사적 책임감을 가지고 담대하게 자주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