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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307] 콘서트 프리뷰: 리움챔버오케스트라 오작교 프로젝트 'La Danse'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9.2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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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목요일 오후 7시, 롯데콘서트홀

‘오작교 프로젝트’란 오케스트라와 작곡가를 잇는 협업 활성화 지원 사업으로 견우와 직녀를 이어주는 다리처럼 우리나라의 작곡가와 오케스트라 사이에 긴밀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사업이다.서울그랜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2020년 <오작교 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된 리움챔버오케스트라가 10월 1일 추석 당일 오후 7시 롯데콘서트홀에서 <La Danse>라는 제목으로 국악과 양악의 조화 속에 작곡가 김은혜, 이현주 두 사람의 '오늘의 음악'을 선보인다.

추석 당일, 오후 7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오작교 프로젝트 작곡가 김은혜 & 이현주 작품발표회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취득 후 1997년부터 지금까지 수원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은혜의 <Danse des Animaux(동물의 춤)>은 12간지를 주제로 2007년도에 작곡된 김은혜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자 대한민국 작곡상 수상작인 각 동물, 띠가 지닌 특성을 음악화한 피아노모음곡 <십이지> 중에서 여러 곡을 선별해 주제로 사용했다. 다채로운 착상과 악상, 작곡 기법 등이 총망라된 김은혜 음악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십이지>에서 발췌된 <동물의 춤>은 다양한 편성으로 변화를 이어오고 있는데 이번에는 피아노 협주곡의 형태로 김은혜의 오랜 음악적 파트너인 피아니스트 피경선이 협연한다. 이번에는 어느 동물이 나오나 하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곡을 들으면서 애미니즘적 체험의 재미가 쏠쏠할테다.

오늘 음악회의 대미를 장식할, 음악회의 제목이기도 한 <La Danse for Orchestra>는 작곡가 김은혜가 직접 무대에 댄서로 출연, 댄스쇼까지 가미되는 클라이맥스다. 1악장 모던 댄스는 한국정통 소리인 정가의 느낌이 물씬 배어있는 느린 부분과 건반과 타악기가 첨가되는 빠른 부분으로 대조된다. 콩가, 마라카스, 캐스터네츠 등의 이국적인 타악기들이 출동, 삼바와 룸바 리듬을 구현하는 2악장 라틴 댄스를 이끌어 가는 주제는 조선의 아악 합주곡 '천년만세'의 양천도르리 선율과 동살풀이 장단이니 춤이라는 움직임 안에 동서양의 조합과 융복합을 꾀한 곡이다.

작곡가 김은혜
작곡가 김은혜

김은혜와 함께 작품을 발표하는 또 한 명의 다른 작곡가는 선화예중·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음악대학 학사, NYU IMPACT completion,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한 리움챔버오케스트라 전속 작곡가로 이현주다. '한의 민족'이네 뭐네 하면서 한탄과 청승, 신파가 우리 민족의 아이덴티티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일제의 적폐다. 우리는 '흥의 민족'이다. 그 흥이 여과 없이 표출될 때가 한가위로서 온 동네 사람들이 마당에 둘러 앉아 수확을 감사하는 의미로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고 인심 좋게 서로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이웃과의 즐거움을 만끽한 날이다. 이때 남정네들은 꽹과리, 장구, 북 등을 어깨에 메고 두드리면서 무아의 경지에 빠졌고 아낙네들은 덩실덩실 춤을 추어면서 인생의 시름을 잊었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를 펼치고 그 장대한 서사의 제일 처음 부분을 한번 읽어봐라. 하동 평사리의 <노리>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런 농악 중심의 놀이에 초점을 맞춘 이현주의 <사물놀이와 오케스트를 위한 협주곡 '노리'>는 비록 모이지도 못하고 고향도 못 가는 아쉬움을 대번에 씻어줄 한가위를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곡이다.

리움챔버오케스트라
리움챔버오케스트라

2016년에 창단한 리움챔버오케스트라는 내년에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오작교 프로젝트 공연이 있을 예정이며 합창단이 함께하는 무대를 기획 중에 있다고 한다. 내년에는 추석이 아닌 단오날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리움챔버오케스트라의 <La Danse>는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정부의 시책에 적극 협조,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가족들과의 만남을 미룬 우리 국민들에게 신명나는 '더도 말고 덜도 만은 한가위' 같은 음악회가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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