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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아시안컵 이란전 참패... 선수들 태업?

기영노 전문 기자
  • 입력 2020.09.1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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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유튜브 Sports Damyo(바로가기)

 

96년 아시안 컵 알리 다에이에 4골 헌납, 고의 패패였나......

한국 축구는 월드컵축구는 인연이 많지만 월드컵축구처럼 4년 마다 치르는 아시안 컵축구와는 인연이 별로 없다.

월드컵 본선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으로 본선에 올랐다. 그 후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 32년 만에 진출해 2018 러시아월드컵 까지 9번 연속 본선에 올라 아시아 최고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다.

그러나 아시안 컵은 달랑 4나라가 출전한 1956년 1회 홍콩 대회와 2회 한국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50여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다.

1956년 1회 홍콩 대회는 홍콩과 개막전에서 2골을 먼저 내주고 끌려 가다가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 후 이스라엘에 2대1, 베트남에 5대1로 이겨 2승1무로 우승을 차지했다.

2회 아시안 컵은 한국에서 열렸다. 지금은 사라진 효창축구장에서 열린 대회에서 베트남에 5대1,이스라엘에 3대0 그리고 자유중국을 1대0으로 제압하고 3연승을 올리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 후 한국축구는 아시안 컵에서 이란, 이라크, 일본 등의 벽에 막혀 번번이 정상에 오르는데 실패했다.

 

 

이란에 2대1로 앞서다 2대6 역전패

그 가운데 1996년 아시안 컵 8강전에서 이란에게 2대1로 앞서나가다가 6대2로 역전패를 당한 것이 가장 뼈아픈 패배다.

한국 축구는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강호 스웨덴에 12대0으로 패한 것이 A매치에서 가장 큰 점수 차로 패한 경기다. 그 후 1964년 도쿄올림픽 때 아랍공화국에 0대10으로 패 했고, 이 전에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 헝가리에 0대9로 패했다.

그러나 아시아권에서 축구 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한국 골문에 승패를 떠나 5골 이상을 넣은 나라가 없었는데, 무려 6골을 그것도 2대1로 앞서다가 6대2로 역전패를 당했다는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996년 아시안 컵은 1983년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 4강의 주역 박종환 감독이 이끌었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대표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뿐 만 아니라 코치로 추천을 받은 허정무씨가 고사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출전 멤버의 면면을 보면 역대 최강의 멤버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화려했다.

당시 이란과의 8강 전 출전 멤버를 보면, 황선홍과 함께 당대 최고의 골게터 김도훈, 영리한 신태용, 고등학교를 나와 실업팀에서 활약하다가 뒤늦게 프로에 들어와 빛을 본 박광현, 부지런한 박남열, 박종환 감독의 애 재자 이영진, 코뿔소 고정운 그리고 국가대표에서 은퇴를 했지만 박종환 감독이 다시 부른 아시아최우수선수상을 두 차례 수상한 김주성, 83년 멕시코 청소년 축구대회 4강의 주역 김판근, 꽁지머리 김병지 골키퍼와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 홍명보 등 이다.

이런 화려한 멤버가 이란과의 8강전에서 전반전을 2대1로 앞서다가 후반전에 내리 5골을 허용해서 2대6으로 대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96 아시안컵 이란전에서 골문을 지켰던 골키퍼 김병지 선수. 그 후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뤄냈다.(사진=김병지 선수 페이스북 갈무리)

호날두 때문에 소환된 알리 다에이에 4골 헌납

더구나 알리 다에이 한 선수에게 무려 4골을 허용 했다.

알리 다에이는 2020년 9월9일,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스웨덴 스톡홀름의 프렌즈 아레나에서 열린 스웨덴과 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 A조 별리그 3조 2차전에서 멀티 골을 기록하며 포르투갈의 2-0 승리를 견인하면서 기록한 A매치 101골 때문에 화제의 선수로 떠 오른 선수다. 알리 다에이는 A매치 109골로 세계최고 기록을 갖고 있다.

이상하게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미드필드 진영은 체력이 달리는지 신태용, 김주성 등은 거의 뛰지를 못했다.후반전 이란의 전설적인 공격수로 남은 알리 다이에를 번갈아 마크하던 스토퍼, 박광현과 허기태가 속수무책으로 뚫렸고, 그때마다 실점으로 이어졌다. 스위퍼를 보던 홍명보는 알리 다이에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돌파해올 때 뒤로 물러나며 거리를 잡고 있다가 느닷없이 때린 슈팅을 다리사이로 통과 시켜 골을 허용하기도 했다.

아시안 컵에서 이란에게 참패를 당한 이후 국내 여론이 극히 좋지 않았다.

별의 별 소문이 나돌았다.

그 가운데는 “홍명보와 황선홍이 박종환 감독을 국가대표 감독에서 끌어 내리기 위해 이란과의 후반전에 태업 성 플레이를 했다”

“홍명보가 이끄는 축구선수 모임인 열 하나회 멤버들이 박 감독을 몰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현지에서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술을 먹었다”

원래 패하는 팀은 말이 많은 법이다. 그 패배가 납득이 되지 않는 패배 일 경우 더욱 엉뚱한 소문이 나돌게 마련이다.

이란에게 2대1로 앞서다가 6대2로 패한 것에 대해 당사자인 박종환 감독은 나중에 “당시는 자살까지 생각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홍명보가 주축이 되어서 태업 성 플레이를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국가대표 선수들 가운데 고정운, 신태용, 김판근, 박광현, 박남열 등 절반 이상이 박 감독이 감독으로 있던 천안 일화 선수들 이거나 박 감독의 사람들로 분류되는 선수들이었다. 홍명보가 설사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더라도 도무지 실행시킬 수 없는 멤버구성 이었다.

홍명보가 주축이 된 열 하나회도 노정윤 같은 스타플레이어도 있지만 대부분 그저 그런 축구선수들의 친목 모임이지, 국가대표 경기라는 거사를 그르칠 만한 힘을 갖고 있는 단체도 아니다. 오히려 열 하나회는 지방의 열악한 환경에서 축구를 하는 후배들에게 축구용품을 지급하기도 했다.

 

 

국내 프로리그 마친 직후라, 체력 소진?

또한 대회 개최국 아랍에미레이트(UAE)는 공식적으로 음주가 금지되어 맥주 한 병 없는 나라인데, 경기력에 지장을 줄 만큼 술을 마실 수도 없다.

다만 아시안컵 축구대회가 열린 12월이 프로리그를 마치고 휴식에 들어가 있는 한국선수들의 스케줄과 맞지 않은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 팀은 프로리그를 마치고 막 바로 소집되어 박 감독이 치르는 특유의 체력위주의 훈련을 마친 후 중국으로 가서 평가전을 치렀다.

한국 팀은 예선에서 홈팀 아랍에미레이트와 인도네시아 그리고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1승1무1패를 기록해 겨우 8강에 올라가 이란과 만난 것이다. 약체 인도네시아에게는 이겼지만, 1대1로 비긴 아랍에미레이트 전이나 0대2로 패한 쿠웨이트전은 전반전에 비해 후반전에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었다.

이란과의 경기에서 전반전에 앞서다가 후반전에 대 역전패를 당할 조짐을 예선부터 보여줬던 것이다.

1956년 1회 대회 이후 4년 주기로 열려오던 아시안 컵 축구대회는 2007년 대회부터 올림픽이 열리기 1년 전에 열리고 있다. 그래서 2011년에 카타르 대회가 열렸고, 2015년에는 호주(한국 준우승), 2019년은 아랍에미레이트(한국 8강에서 카타르에 0대1 패 탈락, 카타르 우승), 2023년 중국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아시안 컵은 전 대회 우승팀은 월드컵 개최국에서 월드컵이 벌어지기 전해에 열리는 대륙간컵축구대회 즉 FIFA 컨페더레이션스 컵 대회에 아시아 대표로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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