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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검사 작심 비판한 임은정 부장검사, "검찰의 죄가 큼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

권용
  • 입력 2020.09.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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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검사 5명 이름 거명, 현직 검사 작심 비판
"기사에 소개된 낯익은 이름들을 곱씹으며 우리 검찰의 죄가 큼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

사진=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 페이스북 갈무리

7일 오후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선서문'과 함께 '한겨레' 기사를 언급했다. 임 검사는 "소개된 낯익은 이름들을 곱씹으며 우리 검찰의 죄가 큼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라며 5명의 검사 이름을 거명, 현직 검사의 시선으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임 부장검사는 "제가 임관한 이후 검사선서가 제정된 것이라, 저는 검사선서문을 낭독하고 임관하지 않았지만, 모든 검사가 그러하듯 저 역시 선서문을 보면 뿌듯하고 흐뭇한 마음이라 지칠 때면 한 번씩 찾아 읽곤 했다"라고 전하며 "검사의 지친 영혼과 양심을 일깨우는 각성제이고, 검사를 대한민국의 수호천사로 변신시키는 마법의 주문이어서"라며 "검찰의 이중잣대, 상명하복의 부조리한 조직문화를 뒤늦게 깨달으며 선서문이 무늬만 화려한 포장지일까, 각성제가 아니라 환각물질일까...암담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요."라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강찬우… 이정회… 이용일… 민병권… 박준모…"라고 5명의 이름을 언급한 뒤 "기사에 소개된 낯익은 이름들을 곱씹으며 우리 검찰의 죄가 큼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라고 전했다.

거론된 5명의 검사들은 모두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사돈 수원대학교 이인수 총장과 관련된 인물이었다.

해당 기사에서 네티즌들은 "꼭 청산해야 할 4대 악..정치하는 검사, 정치하는 판사, 정치하는 목사, 정치하는 의사, 정치하고 싶거든 직을 내려놓고 해라", "언론재벌 기생충들은 이런 기사를 다루지도 않는다!", "조선일보는 정말 끊이지 않고 불법과 범죄를 저질러도 치외법권이네. 이게 다 개검들 때문이지 먹이만 주면 꼬리를 흔드는...", "수원대 총장이 조선 방 씨 일가 사돈에서 게임 끝난 사건", "이래서 공수처가 필요하고 검찰개혁이 필요한 것. 이런 썩어 빠진 검사들은 다 발본색원해야 한다"라며 검사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임 부장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링크한 전필건 전 교육부 사학혁신위원의 한겨레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난해 6월 언론노조,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수원대학교 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TV조선의 주식 100만주를 적정가격보다 최대 2배가량 비싼 값에 되사들여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홍준호 부사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방 사장과 수원대 이인수 전 총장은 사돈 관계다.

고발 뒤 15개월이 지났지만 검찰로부터는 아무 소식이 없다. 이 전 총장의 사위인 방정오 TV조선 전무의 운전기사 급여를 조선일보에서 준 혐의 등에 대한 고발은 20개월이나 됐다. <뉴스타파>는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 총장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비밀회동을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실이라면 검사징계법 제2조와 검사윤리강령 제14조 및 운영지침 위반이다.

공정을 외치며 살아 있는 권력 수사도 눈치 보지 않는다는 검찰이 어떤 사안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2014년 7월 수원대 교협, 참여연대,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는 이인수 총장을 업무상 횡령, 배임수재, 사문서 위조, 사립학교법 위반,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0개월 만에 수사 결과를 발표한 수원지검 특수부는 40여건에 이르는 혐의 가운데 39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원래 형사부에 있던 사건을 특수부에서 맡아서 수사했다. 최선을 다한 수사다.” 당시 수원지검장이었던 강찬우 전 검사장의 말이다. 과연 사실일까?

강찬우 검사장은 2010년 대검 선임연구관 시절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그랜저 검사’를 무혐의 처분해 공분을 사자 특임검사로 임명돼 이를 기소한 이력이 있다. 형사부와 특임이 정반대의 결과를 내놓자 비난이 일었고, 그때 강 특임검사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형사부 사건을 특수부 수사처럼 하면 안 된다. 합의가 목표다.”

특수부가 어떤 곳인지는 70여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을 목도한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수원대 사건에서는 이런 특수부가 압수수색 한번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고발한 지 1년 정도 흐른 2015년 6월19일 오후 5시 무렵, 수원지검 특수부 검사는 고발인인 수원대 해직 교수에게 대뜸 전화를 걸어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명예롭게 교직 생활 마무리하는 게 의미 있는 것 같아서” “모든 고소 사건은 접점을 찾을 수 있고 조금 한발짝 물러나면 내가 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기본적으로 서로 웃으면서 끝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해당 검사는 6월24일 통화에선 박철수 수원과학대 총장이라는 이름을 특정하며 학교 쪽 중재자를 알선해주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수부 사건을 형사부 사건처럼 진행’했던 이 사건은, 수원대 법인이 신한은행에서 기부받은 50억원을 TV조선에 투자한 것이 교육 목적이라는 황당한 이유로 무혐의 처분됐다. 이인수 총장 아들이 수원대 허위 졸업장으로 2002년 미국 대학에 편입했다는 부분은 시효 만료로 공소권 없음 처리하고 이어 2008년 복학 때는 복학신청서에 졸업장 제출이 불필요했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 총장 아들에 대해서는 소환 조사도 서면 조사도 없이, 2015년 1월5일 전화 통화 한번으로 조사를 마무리했다.

40개 혐의 중 유일하게 기소한 7500만원 업무상 횡령 부분도 벌금 200만원 약식기소다. 나는 불기소 처분한 39개는 차치하더라도 7500만원 횡령에 벌금 200만원 약식이라는 양형은 도대체 어느 나라 규정인지 지금도 궁금하다. 사립학교법 57조에 따라 업무상 횡령의 경우 3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총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결국 법원이 나서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이례적으로 이인수 총장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검찰의 봐주기 수사에 제동을 건 것이다.

봐주기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수원대 비리를 고발한 후 해직된 6인의 교수들이 학교 정문 앞에서 복직 촉구 시위 중에 교직원들에게 둘러싸여 “X새끼” “X같은 새끼들” “모가지를 따버릴라 병신같은 새끼가” 등의 모욕을 당했다. 수많은 학생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검찰은 이러한 언행들이 ‘통념에 따라 피해 교수들의 사회적 평판이 떨어질 정도’는 아니라며 무혐의 처분했다. 내가 대검 정문 앞에서 검사들에게 비슷한 말을 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해당 교직원들은 결국 법원의 재정신청을 통해 기소되었다.

이런 검사들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영전하고 검사장으로 승진할 때 수원대 해직 교수 몇몇은 복직 소송 중에 정년이 지나 학교를 떠났으며, 소송을 통해 복직한 일부 교수들은 또다시 해직되었다. 훗날 양승태 대법원의 법원행정처가 재판을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던 이 총장 사건은, 대법원에서 3년째 선고를 내리지 않고 있어 아직도 진행 중이다.

해직 교수에게 전화한 검사는 민병권, 주임 검사는 이용일, 차장은 이정회 전 검사장이며 이인수 전 총장의 변호인은 박영렬 전 수원지검장이었다. 그리고 2014년 교육부가, 수원대 감사에서 적발한 33가지 모두를 고작 경고 처분할 때 ‘처분심의위원장’은 박준모 전 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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