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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303] 결국 연기된 오페라-하지만 변치 않는 상수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9.0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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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예정이었던 '세계4대오페라축제' 두 번째 공연 오페라 '카르멘'- 10월 14일 수요일로 순연

9월 15일(화)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예정이었던 세계 4대 오페라 축제 중 두 번째 공연이었던 서울오페라앙상블의 '카르멘'이 코로나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추석 이후인 10월 14일 수요일 오후 8시로 연기되었다.

'세계4대오페라축제'의 두번째 공연작품, 서울오페라앙상블의 비제 '카르멘'

콘체르탄테(Concertante)란 오페라에서 무대와 연기라는 연극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용어 그대로 성악가와 출연자들이 콘서트 형식으로 음악회를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한편의 오페라에서 하이라이트만 뽑아 성악가들과 합창단이 무대 위의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노래 부르는 갈라 콘서트의 확장이요 전체판이다. 지난 2016년 출범해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세계4대오페라축제’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카르멘'에는 메조소프라노 조미경이 카르멘 역으로, 테너 엄성화가 카르멘의 연인인 돈 호세 역으로 나오며 마리아칼라스콩쿠르 우승에 빛나는 바리톤 강형규가 정열적인 투우사인 에스카미요 역으로, 소프라노 박유리가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리는 청아하고 순수한 미카엘라로 출연, 열창을 펼친다. 스페인 바스크 출신의 지휘자 우나이 우레초가 지난 7월 서울오페라앙상블과의 라벨 오페라에 이어 또다시 지휘봉을 잡으면서 역동적이면서도 강렬한 색채의 '카르멘'을 유감없이 과시할 예정이다. 창단 26주년을 맞은 서울오페라앙상블은 2018년 오페라 ‘토스카’, 2019년 오페라 ‘팔리아치’에 이어 올해는 '카르멘'으로 관객을 만나게 되었다. 장수동 예술감독 겸 연출가는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공연을 순연하게 됐다. 전화위복 계기로 삼아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는 클래식 에너지를 선사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혀 공연 취소에 아쉬움과 분노를 표출하는 필자 보다 도리어 의연했다.

왼쪽부터 메조소프라노 조미경, 바리톤 강형규, 테너 엄성화, 소프라노 박유리.

정부를 믿고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위기에 똘똘 뭉치는 우리 특유의 국민성을 발휘하여 코로나가 터진 이후 계속 인내로 버틴 국민들의 희생과 헌신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든 국가전복 세력의 테러로 온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다. 5월의 이태원, 8월의 광화문 집회 등 이젠 좀 잠잠해지려나 보다 하면 여지없이 집단감염이 발생한다. 10월 개천절에도 대규모의 집회를 신청하였다고 하니 벌써부터 걱정이다. 앞으로도 사회의 각 분야와 영역에서 아무리 대비하고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 하더라도 집단, N차감염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백신이 나오기 전까진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반복될 것이다. 그럼 일상이 위험하다고 언제까지 초긴장 상태로 우리 국민들의 생계만 틀어막을 셈인가! 물론 생업을 영위하다가고 불현듯 걸릴 수 있고 어디서 누구에게 어떤 과정으로 감염되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무섭지만 2월이나 8월이나 시간이 지나도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한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 종식을 위해 아낌없는 협조와 노력을 다하겠지만 홍수와 태풍 등의 기후변화와 재앙이 문명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피할 수 없게 된 현실에서 이제는 확진자 현황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대신 사회에 위협을 가하고 본인의 부주의와 일탈 그리고 방역 방해 등의 위법 행위 등은 무관용 원칙으로 일벌백계로 다스려 더 이상 억울한 일이 없게 만들자.

보라!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춤을 추고 마스크를 쓰고 노래 연습하고 마스크를 쓰고 지휘하고 있는 모습을! 

갑작스러운 공연 연기로 속내는 시커멓게 타고 멍들었겠지만 연습할 시간이 늘어 더욱 관객들에게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주게 되었다고 결의를 다지는 음악가들의 모습에 숙연해진다.지난 8월, 베세토오페라단의 '박쥐' 공연 하루 전날, 드레스리허설하러 분장실에 갔더니 공연 취소 통보를 듣고 농담인 줄 알았다가 절망의 눈물을 흘리며 망연자실, 무대에서 발을 뗄 수 없었던 소프라노의 땀이 헛되지 않고 감출 수 없이 흐르던 눈물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라도 공연은 계속되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올해는 많은 공연과 연주회가 무산될 수밖에 없지만 그대로 멈출 수는 없기에 시대를 잘 견디며 분연히 딛고 일어나길 바란다. 모든 역경과 격변에도 변치 않았던 딱 하나의 상수... 그건 인간, 인류 그 자체의 고귀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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