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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연속게임 홈런 기록은 한국의 '이대호'

기영노 전문 기자
  • 입력 2020.08.1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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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14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기아 타이거즈와의 경기 홈런으로 9경기 연속홈런 기록
류현진도 이대호 홈런 기록의 희생양

세계 최다 홈런은 일본프로야구 왕정치(오 사다하루)의 868개,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은 베리 본즈의 762개 그리고 한 시즌 최다홈런은 2001년 베리 본즈의 73개. 이같이 세계 프로야구 홈런에 관한 갖가지 기록은 파워도 좋고 연간 경기 수도 많은 메이저리그(또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만 나오는 기록이었다.

그러나 최다연속게임 홈런 기록은 한국의 이대호 선수가 갖고 있다.

이대호는 2010년 8월14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기아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회 기아 투수 김희걸의 2구째 포크 볼을 외야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기는 125m 짜리 장쾌한 3점 홈런을 터트림으로서 ‘9경기 연속홈런’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세계기록은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대일 롱(1956년), 뉴욕 양키즈의 돈 매팅리(전 LA 다저스, 현 마이애미 감독, 1987년)의 캔 그리피 주니어(1993년)가 각각 기록했던 8게임 연속 홈런이었다.

일본 프로야구는 1983년 한신 타이거즈 랜디 바스, 1972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오 사다하루가 각각 7경기 연속홈런을 터트린 게 최다연속 홈런 기록이었다.

이대호가 9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리자, 해외통신에서도 일제히 보도했다.

AP 통신은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9경기연속홈런의 한국리그 신기록을 세웠다’며 ‘한국리그’를 강조 했지만, 기록만은 세계적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서도 이대호 선수의 9경기 연속홈런 기록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교토통신, 지지통신, 산케이스포츠, 스포츠 닛폰 등에서 ‘2009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 출전했던 한국대표 이대호 선수가 9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2009년WBC,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한국 팀의 중심타자였던 이대호가 9경기 연속홈런을 쳤다’며 이 선수의 연속홈런 기록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이대호 2010년 기록 세워

이대호는 2010년 8월4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출신 김선우(현 MBC 스포츠 해설위원)로부터 솔로 홈런을 빼앗으며 연속게임 홈런행진을 시작했다.

8월5일 역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임태훈 투수로부터 투런홈런, 8월6일 대전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정재원 투수에게 투런, 8월7일 역시 한화 전 안승민 투수에게 투런, 8월8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에이스 류현진(토론토)으로부터 투런, 8월11일 사직구장에서는 삼성 라이온즈 배영수(두산 투수코치) 투수에게 투런, 12일 삼성 전에서는 안지만 투수에게 투런 그리고 광주에서 13일 벌어진 기아 타이거즈 전에서는 외국투수 아퀼리노 로페즈에게 솔로, 14일 광주 기아 전 김희걸에게 3점 홈런을 빼앗으며 대망의 9경기 연속홈런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9경기 연속홈런을 치는 동안 한 경기 한 개씩의 홈런, 만루 홈런을 빼놓고 솔로(2개), 투런(6개), 스리런(1개) 홈런을 각각 기록했고, 주로 오른손 타자한테 홈런을 빼앗았지만 왼손(류현진), 외국투수(로페즈) 등 가리지 않고 희생이 되었다.

이대호는 9경기 연속 홈런 세계신기록을 세워 2001년 프로야구에 데뷔한 이후 처음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이대호는 한국야구위원회 출입기자단 92표 중 59표를 얻어 경쟁자였던 류현진(한화, 30표)과 김광현(SK, 3표)을 여유 있게 제치고 최고의 선수로 뽑혔다.

이대호는 타격 트리플 크라운(홈런. 타점. 타율)에 올랐던 지난 2006년 역시 투수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을 달성한 류현진에게 최우수선수를 빼앗겼던 한을 풀었다.

이대호는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상 등 거의 모든 상을 휩쓸었고, 부상으로만 웬만한 선수 연봉만큼 챙겼다.

 

투수로 야구 인생을 시작했던 이대호 선수(사진=롯데자이언츠 페이스북 갈무리)

이대호, 투수로 야구시작

이대호는 부산 수영초등학교 3학년 때 전학 온 추신수(택사스 레인저스)의 권유로 야구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경남고 시절까지 투수로 활약했다. 지난 2000년 캐나다 세계청소년야구대회 때는 추신수, 김태균과 함께 팀의 주축을 이뤄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 때 활약으로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대호는 2001년 롯데에 2차 1순위 투수로 지명 받았다. 그러나 어깨 부상 탓에 곧바로 타자로 전환했다.

프로 초반은 이대호의 시련기였다. 2002년 부임한 백인천 감독의 눈에 '뚱뚱한' 이대호는 선수도 아니었다. 전력 외 선수로 분류해 트레이드까지 추진했었다.

백 감독은 이대호에게 무조건 살 빼기를 주문하며 사직야구장 관중석 계단에서 쪼그려 뛰기까지 시켰다. 이 때문에 그는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이대호는 부상과 코칭스텝의 무관심 등으로 2003년까지는 그저 그런 선수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대호가 반전에 성공한 것은 양상문 감독이 부임한 2004년부터 였다. 그 해부터 꾸준히 출장 기회를 잡아 2년 연속 20개 이상 홈런을 터뜨려 차세대 거포로서 입지를 굳혀갔다. 그리고 2006년 홈런 타점 안타 등 3관왕을 차지하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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