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코로나19 시대 경마산업3] 프로야구 고객 10%와 경마 고객 10% 입장 허용 의미는 완전 다르다

김종국 전문 기자
  • 입력 2020.08.07 17:34
  • 수정 2020.08.15 18: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국 한국마사회 경마운영본부장

코로나 대응책으로 다중 운집 고객을 제한하는데 이의를 달 간 큰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칫 코로나 확산 주범으로 몰리면 패가망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마는 7월 24일부터 관중 10%를 받으려 했으나 아쉽게도 제지당했다. 무관중 경마로는 하루 70억 원의 경마 상금을 감당할 수 없다. 이런 무관중 경마가 연말까지 가면 한국마사회는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5,700억 원의 적자를 보게 된다. 문체부는 지난 7월 26일 프로야구 고객 10% 입장 허용, 8월 1일 프로축구 10% 입장 허용 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7월 말부터는 고객 입장 허용의 키가 국무조정실로 넘어갔으나 논의는 요원하다. 경마의 절박함을 모르기 때문인가? 말산업 종사자의 썩어가는 마음을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는다. 8월 1일부터 경마 고객을 받으려던 한국마사회는 고객 입장 허용이 안되면 8월 10일부터 8월 말까지 경마 중단을 하겠다고 지난 7월 26일 입장을 정한 상태이다. 물론 노사나 경마 관계자등과 이해를 구해야 하는 과정은 남았지만 대규모 인력 감축, 경마 상금 축소는 불가피한 것으로 닥쳐왔다.

그런데 왜 프로야구, 프로축구 고객 입장은 먼저 허용하고 경마 고객 입장은 허용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는가? 우리나라에서 야구, 축구 고객과 경마 고객은 다음과 같이 다르다는 점에서 오히려 경마 고객의 입장 허용이 더 절실하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프로야구‧축구 등 스포츠 경기장 관중 입장이 최소 인원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사진= 국무총리비서실).
프로야구‧축구 등 스포츠 경기장 관중 입장이 최소 인원부터 재개됐다(사진= 국무총리비서실).

첫째, 두 스포츠는 즐기는 형태가 완전히 다르다. 대개 프로 야구, 프로축구 고객은 대부분 쌍쌍 또는 지인들끼리 함께 모여 먹고마시며, 환호하거나 발을 구르며 즐긴다. 자연히 침이 튀거나 분말이 날아다닐 가능성 때문에 코로나 전파가 우려되는 정도가 크다. 반면에 경마 고객은 상당수는 혼자 와서 조용히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마는 매경주 25분 단위로 시행되는 경주의 결과 예상이 필요해서 대부분 고시공부하는 분위기로 분석에 몰두한다. 응원도 각자가 내기 돈을 건 말에 대해 혼자서 흥분하고 응원을 한다. 당연히 프로야구 축구와 같은 비말 전파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응원 문화이다.

둘째, 프로야구, 프로축구의 입장 고객은 현장에서 베팅 목적으로 참여하지 않지만 경마 고객은 베팅을 하기 위해 참여하므로 성격이 완전 다르다. 프로야구는 구단주가 경기를 행하고 경기장 사용료와 선수 급여를 책임지고, 경기에 베팅하는 수익은 체육진흥투표권을 발매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최종 수혜자가 된다. 이미 경기장에서 경기가 시행되기만 하면 베팅은 전국 수천개소의 판매점과 인터넷 베팅으로 이뤄지지므로 경기장 입장객 숫자의 많고 적음이 베팅 수입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입장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적다해서 베팅 수익 구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경마는 고객이 100% 입장한다해도, 본장 3개소와 겨우 수십개소의 장외발매소 고객이 전부이다, 인터넷 베팅도 못한다. 10% 입장 허용도 본장만 먼저 해보고 장외발매소는 나중에 보자는 것은 본장 4천여 명(10%입장)만 놓고 수입을 올리라는 것이다. 이런 수익으로는 불과 하루 몇 억원 벌자고 상금 70억 원을 써야 하므로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셋째, 프로야구 축구가 10% 입장을 허용한다 해도 경기를 TV나 유튜브, 모바일로 볼 수 있지만 경마는 TV중계도 안되므로 야구 10% 허용과 경마 10% 입장 허용은 결코 비교할 수 없다. 경마는 야구, 축구처럼 아무데서 즐기거나 베팅을 할 수도 없다.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를 직접 방문해야만 한다. 그래서 경마 10%는 안되고 야구 10%는 먼저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넷째,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경마에서는 허용안되는 논리가 경마는 도박이기 때문이고 야구, 축구는 스포츠라서 가능하다면 그건 억지이다. 경마는 수만 평의 관람대(본장)나 수천평(장외발매소)의 공간에 전후 사방 2m 이격을 두어 좌석을 사전에 예약하고 입장한다. 교실 크기에 의자를 서너 개만 놓고 고객을 받는다. 백화점과 지하철, 술집 등에 빽빽이 몰리는 고객을 연상해서 경마 고객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사행성 있는 업종이니 고객을 받는 순위를 미루어야 한다면 경마의 이면에 깔린 말산업과 수많은 종사자의 생존 안위는 몰라라하겠다는 것인가? 프로야구, 프로축구가 10% 고객을 받으니 경마도 나중에 그렇게 하겠다거나, 경마는 도박성이 있는데 뭐가 급하냐고 미루라 한다면 경마산업은 고사해도 좋다고 방치하는 것과 같다.

끝으로 경마와 말산업을 보호하는 길은 지금이라도 한국마사회의 방역 지침을 이해하고 관중 50% 이상 입장을 허용하는 것이다. 최소 50% 입장을 허용해도 연말 수지는 3.500억 적자로 전망된다. 그래야 경마 시행을 통해 국가가 재정 세수를 1조5천억 원을 벌어서 납부하라는 책무를 온전히 이행할 수 있다. 당장 8월 초에도 경마 고객 입장 허용 결정을 안해준다면 경마는 파산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완벽한 방역 지침을 이행하면서 법적으로 허용된 경마를 시행하고 고객을 받겠다고 하는데도 거부당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들이 경마산업 파산에 대해 책임을 져 줄 것인가? 경마 고객 입장을 마사회가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도 없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