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원 음악통신 285] 콘서트 프리뷰: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김선국제오페라단의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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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285] 콘서트 프리뷰: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김선국제오페라단의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
  • 성용원 작곡가
    성용원 작곡가 klingsol@hanmail.net
  • 승인 2020.08.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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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얼어붙은 문화공연 현실에 한 줄기 샘물 같은 공연
해학과 풍자로 가득한 스토리, 재치 넘치는 인물들의 사랑 쟁탈전을 그린 G. 로시니의 대표작이자 코믹 오페라 최고봉

지난 2010년 처음 시작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올해로 11년째를 맞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대한민국공연예술제 우수공연예술제로 선정되어 추진단의 설립과 함께 예술의 전당 후원으로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한 첫 발을 내딛게 된 올해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의 여파로 6월 예정되었던 '자유소극장'의 공연은 내년으로 순연된 반면 8월에 4편의 오페라가 올라가는데 그중 8월 14일 금요일부터 16일 일요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김선국제오페라단(단장 김선)의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1번째 맞는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올려지는 작품이자 이번 축제에서 유일한 이태리 오페라다.

8월14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김선국제오페라단의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

로시니 특유의 경쾌하고 유려한 선율에 콜로라투라의 화려한 성악 기교를 오페라 부파(희극 오페라란 뜻의 오페라 장르)에 적용시켜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오페라 부파의 전성기의 문을 활짝 연 로시니의 걸작인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경묘하고 생동감 넘치는 익살이 가득한 오페라 부파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이다. 오페라 역사상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오페라, 최다 공연‘이라는 찬사를 받는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전막 오페라로 만나기 어려운 데는 이유가 있다. 등장인물 모두에게 고난도의 성악적 테크닉과 빼어난 연기력을 요구하고, 작품의 희극성을 극대화하는 레치타티보(대사를 말하듯이 노래하는 형식의 창법)와 또 한순간의 빈틈도 용납하지 않는 로시니의 정밀한 리듬과 빠른 템포가 출연진들에게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로시니는 인물들의 교환, 짜릿한 변장 그리고 오해 등 희극 오페라의 영혼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참다운 음악적 아이디어, 스토리와 너무나도 딱 맞는 템포, 리듬 등을 통해 완벽하게 그려냈다. 

11번째 맞는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이번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주인공인 로지나 역에는 소프라노 양두름, 구은경, 장은수가, 알마비바 백작 역에는 테너 강동명과 노경범이, 피가로 역에는 바리톤 김종표와 조현일 등이 출연하며대한민국 최초 야외 오페라 장예모 연출의 투란도트 (상암경기장)를 지휘한 카를로 팔레스키와 환상의 궁합을 이루는 연출가 조르조 본 조반니가 파트너십을 이룬다.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메트오페라합창단이 반주와 합창으로 함께 한다. 무엇보다 <세빌리아의 이발사>하면 피가로, 피가로를 연발하는 만능 재주꾼 피가로의 좌충우돌 아리아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Largo al factotum della citta)’가 떠오른다. 열린음악회의 단골 레터포리이자 해학과 풍자, 오페라 아리아란 이런 것이다는 걸 여실히 과시하는 유명한 노래다. 또한 예술학교 입시를 위해선 여자라면 꼭 한 번은 불러야 하는 우리나라에서 10대 성악도들의 필수곡이 되어버린 아리아 ‘방금 들린 그대의 음성(Una voce poco fa)’ 는 소프라노의 척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어버릴 정도로 한국에서 위상이 높은 노래다.

오페라라고 하면 지레 어렵고 낯선 이국의 풍물 정도로 여길 수 있지만 오페라는 과거 유럽의 사람들이 즐기던 2020년 대한민국에서의 트로트다. 코로나도 모자라 지루한 장마에 전국적인 물난리로 시름을 앓고 있는 판국에 웃음과 흥겨움으로 잠시나마 세상사를 잊고 같이 웃고 울고 즐기면서 한바탕 마당놀이를 펼치는 거다. 오페라는 고급예술이 아니다. 시대의 반영이자 삶의 울림이요 사람 사는 이야기의 축소판이다. 이런 시국에 김선국제오페라단이 선사하는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지친 우리의 영육에 작은 위로와 함께 삶의 기폭제 그리고 백신이 될 것이다.

가운데 맨 좌측, 김선 오페라 단장과 가운데 오른쪽에서 두번째, 그녀의 남편인 지휘자 카를로 팔레스키

오페라 공연 기획자 김선 단장과 이탈리아 마에스트로 카를로 팔레스키 부부가 한국 오페라의 발전과 오페라 문화의 대중화를 위해 설립한 김선국제오페라단은 전문성과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오페라단이다. 2014년 4월 『한·이 수교 130주년 축 기념콘서트 Renato Bruson & Scala Academy』 창단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 초청공연』, 2014년 가을시즌오페라(세빌리아의 이발사), 2015년 대한민국 창작 오페라 페스티벌에 참가(춘향전)하였으며 2016년, 2019, 2020년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방방곡곡 우수 민간예술단체로 선정되어 (세빌리아의 이발사) 7회 공연 모두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웠다. 연혁에서 보듯이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김선국제오페라단의 주 레퍼토리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김선국제오페라단만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가진 극단과 기관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페라가 무엇인지 궁금하나? 그럼 자신 있게 이번 <세빌리아의 이발사>부터 관람해보라고 외친다. 그럼 왜 이런 판국일수록 음악과 예술이 꼭 필요한지 절감할 거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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