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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와 의사표현은 정당한 민주주의의 권리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7.27 15:22
  • 수정 2020.07.2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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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도로서 시속 10km로 서행.. 종로·송파 등 6곳서도 민폐성 시위
소음공해와 교통통제, 무법천지로 주민들만 피해를 입어

지난 25일 서초구는 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코로나19 감염여파로 올 상반기 한동안 잠잠했던 시위가 대선이 끝나고부터 다시 고개를 들더니 이제는 작년 조국 사태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가 주말마다 온 서울시내가 확성기의 소음과 가두행진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서울 서초구 헌릉로에서는 오후 7시 경에 돌연 교통 정체가 벌어졌다. 왕복 10개 차로 가운데 양방향 2개 차로씩을 파란 깃발을 단 차량 행렬이 차지한 채 경적을 울리며 시속 10~20㎞로 집단 서행하고, 일반 차량들이 이를 피해 나머지 6개 차로로 몰리면서 정체가 생겼다.. 파란 깃발의 차량 수백 대에는 구호도 적혀 있었다. '종복물이 피해자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내란음모 무죄인데 9년형이 웬말이냐' 등. 사람을 바구니에 탑승시켜 위로 올리는 크레인 차도 5대 이상 동원됐다. 크레인 차 위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이석기 석방' 깃발을 흔들었다. 이런 차량들이 1시간에 걸쳐 염곡IC~세곡동사거리 구간을 오가며 시위를 벌였다. 주최 측은 "2500여 대가 참가했다"고 했다.

​25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에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8·15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차량 행렬이 이 전 의원의 얼굴 조형물이 걸려 있는 육교 밑을 지나고 있는 모습. 사진 갈무리: 페이스북​
​25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에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8·15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차량 행렬이 이 전 의원의 얼굴 조형물이 걸려 있는 육교 밑을 지나고 있는 모습. 사진 갈무리: 페이스북​

서초역 4번 출구 대법원 앞에서는 이번에도 4.15부정선거 규탄 집회가 열려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로 물샐틈이 없었으며 이들은 서초역에서 강남역까지 테헤란로를 관통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는 6·17대책, 7·10대책 등 투기수요를 차단하려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항의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시민모임', '7·10 취득세 소급적용 피해자모임' 등이 주최한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청계천 남측 170여m 도로·인도를 가득 메웠다. 주최 측은 참가자를 5천명으로 추산했다. '시민모임' 인터넷카페 대표로 자신을 소개한 한 중년 여성은 연단에 올라 "자유시장경제에서 본인이 피땀 흘려 집 사고 월세 받는 것이 왜 불법이고 적폐인가", "투기는 너희(정부 여당)가 했지, 우리가 했나"라고 물어 호응을 받았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소급적용 남발하는 부동산 규제 정책 반대, 전국민 조세 저항운동 촛불집회' , 사진 제공: 연합뉴스

시비를 떠나 이렇게 만인이 자기 의견을 목청껏 내고 시위와 집회의 자유를 누리는 자체가 민주주의 하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다만 주민입장에선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들이 불청객 중의 불청객이다. 부디 시위 끝나면 원래대로 정리하고 빨리 흩어져 술을 마시든, 고성방가를 하든, 울분에 목소리를 높이든, 자기와 의견이 다른 사람과 멱살잡이를 하든 각자의 동네에 가서 뒷풀이를 하라. 왜 그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와 술병, 담벼락 등에 배설한 오물은 동네사람들의 몫이 되어야 하는가! 민주주의를 누렸으면 본인의 행동에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지 좋은 점만 취하고 나몰라라 하는 건 이기주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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