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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歷史)와 수사(搜査)] 윤석열 비판 최고의 글 저자는 물리학 전공?

이원환 전문 기자
  • 입력 2020.07.08 23:32
  • 수정 2020.07.0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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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속상관인 추미애 장관의 지휘권 발동을 두고 윤 총장이 '족보'에도 없는 검사장 회의까지 소집했다는 것은 의도했든 아니든 순순히 그 명령을 따르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

- 하나회를 척결하고 군에 대한 문민통제의 기틀을 다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공은 아직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는 21세기의 시대적 사명.

7월 8일 수요일 무죄 TV 촬영을 한 날이다. 처음 두 편은 이민석 변호사가 이춘발 회장 (현 무죄네트워크 대표, 전 기자협회장, KBS 앵커, 이사)와 대담 형식으로 촬영했다.

 

이민석 변호사는 1968년생 서울 법대 87학번, 검사로 출발했다가 곧장 사표를 낸 변호사이다. 이민석이 변호사로서 소송업무를 대리하는 것이 아니고 직접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뛰어든 사회운동이 2건의 금융사기 재판이다.

 

1조원이상의 금융다단계 사기 사건 IDS홀딩스 사건, 역시 1조원대의 금융다단계사기 사건 밸류인베스트먼트 이철 사건이다. 후자는 대한민국 검찰개혁의 클라이막스 사건인 채널 A 이동채기자와 ‘윤석열 사단'의 황태자 한동훈 검사장의 "유시민 작가 엮어서 처벌하자"의 음모 사건과 연결되어 있다.

 

이민석은 촬영후 저녁 자리에서 이원환이 언급한 미국 LA 재미교포 신문 선데이 저널이 한국 권력엘리트의 부패상을 잘 고발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선데이 저널의 모든 기사를 믿을 수는 없지만 안치용 기고가가 쓴 글은 읽어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안치용은  자신이 쓴 기사를 모은 책 ‘대한민국 대통령, 재벌의 X 파일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2012년 3월 출간했다.

 

목차만 잠깐 소개하면 제1부 이명박 대통령의 비밀  제2부 조양래 한국타이어 일가의 비밀 제3부 조석래 효성 일가의 비밀 제4부 전임 대통령의 비밀 제5부 정권 2인자의 비밀 제6부 SK의 비밀 제7부 삼성 이병철 손녀설 리제트 리의 비밀 제8부 부패의 증거 해외부동산 비리의 비밀 제9부 공개정보로 드러난 비밀 총 499페이지이다.

 

집에 돌아와서 페이스 북에서 페친 김종서 (현 법학 교수) 등 18명이 추천한 오마이뉴스의 기사 ‘이종필의 아르케2 윤석열 최악의 시나리오 [이종필의 아르케] 여총장윤석열시 與總長尹錫悅詩) , 검찰총장에게 드리는 시’ 를 보고 이 글을 쓴다.

 

이종필교수(이하 이종필이라 한다)가 쓴 시는 을지문덕이 고구려를 침공한 우중문, 우문술에게 보낸 시를 적절히 바꾼 것이다. 을지문덕이 수나라 군대를 최대한 유인한 다음 희롱조로, 격장지계 (激將之計 적장의 를 돋구어 판단을 그르치도록 하는 계책)로 보낸 것이다.

 

놀랍게도 이종필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이과생’ 이다. 학문에는 문과, 이과의 구분이 모호하다. 어려운 말로 ‘통섭’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지경이다.

 

이종필을 눈여겨 본 것은 그가 쓴 ‘이종필의 아주 특별한 상대성이론 강의’ (2015년 출간) 때문이다.  어릴때부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얼마나 대단한 이론인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다가 우연히 이 책을 접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에게 이종필 교수가 일주일에 한 번 토요일에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엮어서 펴낸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십년을 지나서 아들이 보던 ‘수학의 정석’을 다시 읽으면서 이종필교수가 쓴 책을 이해해 보려고 무던히 노력했었다.

 

이종필은 오늘 기고한 글에서 통렬하게 윤석열을 비판했다. 전문을 읽어 보면 이종필이 물리학과 교수가 아니라 역사학과나 정치학과 교수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수사권과 기소독점권 등 막강한 권한을 한 손에 쥐고 있는 '법 기술자'들이 이 모든 행위를 불법적으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법에 따른 조치라고 해서 모두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 법 적용을 언제 어떻게 어떤 강도로 하는가의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검찰이 김학의 전 차관을 기소하지 않았다고 해서 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생활고로 삶은 달걀 18개를 훔친 40대에게 검찰이 1년6월의 실형을 구형했다고 해서 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

수사관들이 압수수색하면서 먹은 음식이 짜장면이 아니라 한식이었음을 해명하는 일엔 그렇게 신속하고 열심이었으면서, 총장 직인파일 관련 공중파의 오보는 몇 달째 방치한 것도 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 견제장치 없이 집중된 권력을 가진 집단을 그들의 선의에만 맡겨두면 이런 모순이 생긴다. 아니, 합법과 불법을 판단하는 일차적인 권한이 검찰에게만 있으니까 애초에 '검찰의 불법행위'라는 상상이나 가정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직속상관인 추미애 장관의 지휘권 발동을 두고 윤 총장이 '족보'에도 없는 검사장 회의까지 소집했다는 것은 의도했든 아니든 순순히 그 명령을 따르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직전 법무부장관을 후보자 시절부터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물량을 동원해 만신창이로 만들어 법정에 세운 총장이다. 대통령 인사권도 뭉개버린 마당에 추 장관 정도가 무서울 리 없다.

윤 총장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의 통제를 우습게 알고 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검찰주의는 결국 국민에게 충성하지 않는 검찰을 만들고 있다. 국민을 이기려는 권력은 결국 패퇴한다. 검찰도 예외는 아니다. 하나회를 척결하고 군에 대한 문민통제의 기틀을 다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공은 아직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는 21세기의 시대적 사명이다.

윤석열의 검찰은 지금 검찰쿠데타를 감행하고 있다. 이미 탱크까지 몰고 나선 마당에게 그 무슨 말이 귀에 들릴까마는, 그래도 국민과 국가를 생각하는 윤 총장의 마지막 충정을 기대하며 고언을 전하고 싶다. 글재주가 없다보니 옛 선현이 남긴 시 한수를 베껴 대신한다.

여총장윤석열시(與總長尹錫悅詩)

신비한 책략은 언론을 꿰뚫었고 神策究言文
오묘한 계산은 법리를 통달했구나 妙算窮法理
정쟁에서 이겨 이미 공이 높으니 政勝功旣高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랍니다 知足願云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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