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원의 음악통신 269] KBS는 어린이합창단 해체를 당장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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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의 음악통신 269] KBS는 어린이합창단 해체를 당장 철회하라!
  • 성용원 작곡가
    성용원 작곡가 klingsol@hanmail.net
  • 승인 2020.06.3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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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피아 전문기자인 권용 팀장이 29일 게재한 기사에 따르면 올해 1,000억 원대 적자가 예상되는 KBS는 인건비 줄이기의 일환으로 3년 안으로 직원 1,000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갑작스러운 인력 구조조정에 직원들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KBS는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 당시 채용된 900명 정년에 맞춰 추가로 100명을 더 줄여 직원 1,000명을 2023년까지 감축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경영혁신안'을 24일 이사회를 열고 논의했고 내일 7월 1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인력 구조조정은 KBS의 계속된 경영상황 악화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해마다 감소하는 광고 매출로 올해 1,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어 미니시리즈 드라마 축소, 프로그램 출연자 섭외 경비 삭감 등 대대적인 제작비 절감 조처 방안 검토, 기존 인력 감소만큼 당분간 신규채용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BS어린이합창단, 꼭 노래도 불러보지 않고 음악의 힘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돈과 자기만의 궤변을 일삼는다. 사진 갈무리: KBS1 

예산 감축과 직원 해고 불똥이 문화예술계로 튀었다. 1947년에 서울방송전속어린이노래회란 명칭으로 창단된 한국방송공사 소속의 70년이 넘는 정통을 자랑하는 어린이합창단이 경영악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해체된다. 먹고살기 힘든데 무슨 노래 타령이냐고, 1000명이 잘려나가는데 판국에 회사에 한 푼도 도움이 안 되고 돈만 받아 가는 합창단 따위가 무슨 소용이냐고, 특히나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방역과 복지, 그리고 불철주야 고생하는 의료진을 위해 쓸 돈도 부족한데 무슨 노래와 음악 따위냐고 주장하고 돈 안되는 합창단 따위는 없애버려야 한다는 거다. 온 나라가 팬텀싱어네 미스 트롯이네 연예와 트로트 광풍이 불더니 이제는 급기야 상업 논리를 내세워 일 순위로 예산을 줄일 수 있는 문화예술단체부터 해체하고 있다. 하루가 마다하고 비슷한 포맷의 트로트 프로그램이 생기고 없어지고를 반복하는 장르적 다양성이 위축된 과잉 편식의 요즘, 음악예술 단체라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돈 먹는 하마로 회사 돈벌이에 별 도움이 안 되니 없애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순수예술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당장의 이익을 중시하는 시장 메커니즘이 지지하지 못하는데서 발생하는 시장실패(market failure)를 보완하는 가장 중요한 대안 중 하나인 사회적 관계 회복이 가장 필요한 분야이다. 당장 인기가 있어서 문화 소비자들에 의해 시장메커니즘이 지탱될 수 있는 대중예술과는 달리 단기적 대중성이 낮고 성과나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순수예술은 그 자체의 사회적 중요성과 명분에 대한 자발적이고 순수한 공감과 존경이라는 선의에 기반한 도움과 기여가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대규모 인력감축이 예상되는 KBS, 사진 갈무리: KBS홈페이지

어린이들은 미래의 자산으로 그 꿈을 육성하고 보고하는데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을 해야 한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문화체육관광부부터 나서우리나라 트로트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트로트에 대한 문화적 관심 고취시키고 트로트 저변 확대, 트로트의 우수성 홍보를 하겠다고, 오직 재미와 대중성을 중심으로 사회 풍토를 만들겠다고 발 벗고 나선 마당이니 방송까지 동조한 격이다. 그런데 KBS는 TV조선 같은 종편, 상업방송이 아니라 엄연히 국가에서 국민들에게 시청료를 거두어들여 운영하는 공적기관이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도 자국의 문화예술의 보존 및 계승이라는 사명보다 얼마나 사람이 많이 오고 장사가 잘 되느냐로 좌지우지되는 세상이니꿈과 희망을 가져할 아이들에게 추억의 아름다운 시간을 뺏았고 지긋지긋한 경쟁 사회의 희생물로 만들겠다는 심보다.

프랑스에선 노래가 정서 교육과 사회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여 의무 과정에 편입토록 하고 예산도 크게 증액했다. 프랑스의 국립 오페라단 단장은 상업적인 공연을 강요받자(우리나라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만...) '자랑스러운 프랑스 고유문화유산'을 지키지 못하고 자신만의 예술철학을 구현하지 못할 바엔 나가겠다고 선언하고 사표를 제출했다. (오직 입신양명, 자리에 환장하고 완장을 차야 성공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우리나라와 천양지차의 기개다.)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 미래를 멀리 넓게 바라보는 시야와 복합성을 기르게 하려면 그게 무엇이든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과 노력, 수고를 기울이게 만들고 다음 세대를 위한 문화 창조의 가능성을 가시적으로 제시해야 진정한 예술이요 국가 문화정책의 올바른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인기와 시류에 영합하고 트렌트를 쫓는 건 우민화 정책의 일환에 불과하다. 하루속히 KBS는 70년 역사와 함께 빛나는 KBS어린이합창단 해체를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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