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빠의 미소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6.29 18: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년의 무명 생활을 뒤로 하고 데뷔 첫 홈런을 포함 이틀 동안 5안타(2홈런)을 몰아치며 깜짝 스타가 된 삼성 이성곤(28), 27일 부산 롯데전에서 수훈선수가 된 이성곤이 경기 후 가진 SBS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고인이 되신 외삼촌, 그리고 현재도 집에서 오매불망 자식과 손주 케어를 하고 있는 있는 어머니와 할머니를 차례로 언급했다. "제 이야기는 안 하니 서운하네요"  이날 아들의 경기를 리뷰하며 인터뷰를 지켜 본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 말과는 다르게 라고 말했지만 얼굴엔 감출 수 없는 흐뭇함이 가득했다. 그게 아버지다. 오직 부모만 자식을 바라보며 지을 수 있는 미소..아빠미소...

아들의 인터뷰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아빠 이순철, 속내가 얼굴에 절로 들어나 버렸다. 오직 자식에게만 보내는 아빠미소. 사진 갈무리: SBS 스포츠

3차례의 도루왕을 포함해 145홈런-371도루를 남긴 '호타준족'의 원조 격인 해태의 레전드 이순철의 아들이라는 꼬리표.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접한 이성곤은 경기고-연세대를 거쳐 2014년 두산에 입단했지만 김재환, 박건우 정수빈 등에 밀렸다. 아버지는 이성곤의 플레이에 대해  "배트 스피드가 느리다" "송구가 부족하다" "경기는 뛰고 싶은데 실력이 안 되니까 외야로 전향했다" 등의 일침을 가했다. 지난해 이성곤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을 때는 '방송 사고' 수준의 긴 침묵으로 주위를 당황케 했다.(목이 매이고 속이 타서 할 말이 안 나왔을 테다. 아빠라면 그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수훈선수 인터뷰를 바라보고 있는 야구인 선배 이순철, 사진 갈무리: SBS 스포츠

'모두까기'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모든 선수들에게 냉정한 평가를 하는 이 위원. 이성곤 역시 아버지의 위명이 부담이었을터. 야구선구 이성곤으로 인정 받고 싶지 이순철의 아들로 대접 받는건 누구보다 싫었을테다. 그래서 아버지도 유독 아들에겐 더 야박해 보이고 냉정할 정도로 선을 지켰다. 아들이 스스로 아버지를 뛰어 넘어 이종범의 아들에서 '정후아빠'로 변모된 이종범-이정후 부자같이 되길 바랬다. 운동뿐만 아니라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부자들의 한마음 한 바람일터. 이성곤은 2016년 경찰 야구단에서 홈런왕과 타점왕을 휩쓸며 잠재력을 터뜨릴 듯 보였지만 전역 후 2018년 삼성으로 이적해서도 2년 동안 22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 시즌에도 퓨처스리그에서 시작했지만 이번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5월 중순 한 차례 1군에 등록해 10경기에서 타율 0.278로 허삼영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이성곤은 지난 24일 허리통증을 호소한 살라디노 대신 다시 1군에 호출돼 제대로 '사고'를 치니 그 뿌듯함과 대견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을 터. 축하합니다. 두 부자! 앞으로 계속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몸 건강히 행복하길 기원한다.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