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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편의점 노상 음주, 고성방가는 자제를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6.26 23:20
  • 수정 2020.06.2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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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강 부근에서 열린 한 자동차 동호회 모임에서 5명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일각에선 이들이 여의도 한강공원의 한 편의점 인근 테이블에 약 20분간 머물렀기 떄문에 야외전파 가능성을 점쳤다. 역학조사 결과 이미 이들이 일주일 전 실내에서도 모임을 가진 것으로 들어나 연쇄감염의 시작이 개방된 야외가 아니라 밀집도가 높은 실내 다중이용시설이었을 걸로 추정된다. 첫 증상이 나타난 게 야외모임이 있기 3일 전, 실내모임 4일 후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된다. 실내외를 막론하고 밀집된 지역에서 밀접하게 접촉하는게 가장 위험하다는 걸 또 증명한 사건이었다. 

동네 사랑방이 되어버린 편의점의 정겨운 술자리 광경

24시간 언제든지 필요한 물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은 이제 일상에 중요한 공간이 되어버렸는데 편의점 앞 마당에 배치된 파라솔 밑의 간이식탁과 벤치의자는 편의점에서 구매한 즉석식품을 먹고 음료수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는 노천 카페의 기능까지 담당하게 되었다. 새벽에는 조기 축구를 마치고 한 캔씩 따는 사람들, 대낮에는 일년 365일 드릴과 유압기기의 웅~하는 소리가 그칠지 모르는 건축과 재개발, 건축, 인테리아 사업이라는 이름 하의 때려 부수고 짓고를 반복하는 일꾼들의 시원한 맥주 넘기는 소리, 초저녁에는 하루 일과를 마친 회사원들의 활력, 자정이 가까워오면 입시재수학원을 마치고 우르르 몰려들어 왁자지껄 웃고 떠드는 사랑방이자 포장마차가 되어버렸다. 여기에 한달에 한두번정도 스페셜게스트가 있다. 서초동 집회를 끝나면 정파를 막론하고 간과 눈을 빼주어도 아깝지 않은 동지들을 만나 한판하였으니 술로 대의를 세우고 의리와 전의를 다져야 한다. 자신들이 믿는 신념이 옳고 상대는 악의 축이라고 밤새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편의점의 노상 벤치는 술판과 소음공해의 진원지다. 편의점도 그들이 주 고객이자 수입원이니 안그래도 어려운 경기에 손님이 많이 와서 붐비는 건 같은 동네사람으로 환영할 일이다. 적당히 마시고 헤어지면 누가 뭐라고 하리. 필자를 남의 술자리 대화를 궁금해 하는 관음증이 있고 변태적인 취향의 사람이라고 절대 오해하지 마시라! 무슨 소머스 귀를 가진 것도 아니요 들으려고 해서 듣는게 아니라 듣기 싫어 몸부림을 치지만 그들의 대화가 바로 앞에 있에 있는 듯이 또렷하게 들린다. 패턴이 있다. 처음에는 다들 화기애애하게 웃고 시작한다. 그런데 술이 들어갈수록 한다는 이야기는 뻔하다. 원망, 불평, 불만, 남이 열심히 해 놓은거 깎아내리고 무시하기, 남의 업적에 편승하기, 남을 끌어내려 자기와 동급에 세워야 시원한가 보다. 맨 욕이요 뒷담화다. 그리고 내가 못 먹으면 너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심뽀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걸 여실히 증명한다. 젊잖고 품격있게 남 칭찬하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꼴은 본 적이 없다. 점점 목소리는 커지고 한 이야기 또 하고 또하고 무한반복하며 이제는 제발 발씻고 잠이나 잤으면 좋으려만 징징거림은 점점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간다. 돈내고도 구경하기 힘든 재미있는 쌈박질도 가끔 연출해 준다. 분명 30분전까지는 사이가 좋았는데 무슨 미니시리즈 같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전편을 놓치고 중요한 장면을 놓친건지 식스센스는 저리가라 할 정도의 반전도 그런 반전이 없다. 형이야 아우야, 언니동생 하더니 쌍욕을 퍼붓고 서로 머리채 잡고 멱살잡이하고 있다. 아니 이렇게 술잔을 기울이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정겹게 나누는게 사회성이 풍부하고 인간성이 좋은거라더니 술을 즐기지 않는 필자 입장에선 죽었다 깨어나도 그 심정을 알 수가 없다.    

오죽했으면....그런데 술 먹고 떠드는 사람은 자신이 시끄러운지 모른다. 그리고 술 자리의 대화...너무나 뻔하고 뻔하다....맨 욕과 남 흠집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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