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스님 어려서 처음 절에 가는 길에
일주문이 멀지 않은 개울에서
사람 말하는 산새들을 만났더랍니다
- 참 맑기도 하대이 떠 이고 싶구마
- 떠 인다 카드니 와 그냥 오노
산새들은 까르르 웃기도 하더랍니다
우리 스님 수좌 돼서 동안거 하안거
이 절 저 절 수십 안거 마치고 옛 절에 돌아오는데
일주문 앞 개울에서 산새들을 또 만났더랍니다
개울 속 바위 위에 백동 비녀 하나씩 빼놓고서
파뿌리 같은 머리 감는 산새들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옛날 그 산새들이지 싶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