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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인왕산은 처음이지?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6.07 14:13
  • 수정 2020.07.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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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의 원천, 영육간의 평온함의 상징, 고요 속에 나를 찾는 산책, 흩뿌려진 상념들을 하나로 모으는 접점. 조금만 눈을 올리고 발걸음을 돌리면 서울엔 사방이 산이다. 학교 다닐 때 사회, 지리 시간에 배운대로 국토의 80%이상이 산으로 둘러싸인 나라, 그래서 중국사람들이 산과 골짜기의 나라라고 표현할 정도로 산과 언덕으로 둘러싸인 대한민국, 그 중에 서울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자연친화적이면서 풍수지리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도시이다. 태조 이성계가 한양 천도한 이래로 사대문을 둘러싸고 있는 4개의 산 중 인왕산....지하철 3호선에서 내리면 바로 만날 수 있는 편리한 접근성과 난이도도 높지 않고 또한 오르기만 해도 번잡한 서울 시내를 벗어나 서울 시내를 한 눈에 조망 할 수 있어 등산 초보자에게 안성맞춤인 천혜의 산이다. 

수성동 계곡에서 바라본 인왕산
수성동 계곡에서 바라본 인왕산

종로구와 서대문구에 걸쳐있는 338m의 인왕산에 30분만 땀을 흘리고 올라가면 무능도원을 만나게 된다. 여기가 정말 서울 시내 한복판인가 할 정도로 산 아래의 세상과는 단절되어 북한산부터 한강 넘어 롯데월드타워와 여의도 63빌딩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광경을 눈에 담으면 된다. 정상 한복판의 삿갓바위에서 찍는 인증샷 또 필수다. 저녁에 가면 노을과 밤에 가면 서울의 야경은 덤이다. 

겸재 정선, <인왕제색도 仁王霽色圖 >, 국보 제 216호, 79.2×138.2cm, 삼성미술관 리움

조선 후기 화가인 겸재 정선(1676∼1759)이 비온 뒤의 인왕산 모습을 그린 '인왕제색도'를 보면서 현재의 인왕산과 비교해본다. 인왕은 변한게 없구나...변치않고 영겁의 세월과 평지풍파를 그대로 받아오면서 조선에서 대한민국이라고 바뀐 산 아래의 사람들을 보듬어 주고 있구나.....인왕산 밑의 주막과 물레방아가 카페와 맛집으로 변했고 무분별한 개발과 서울의 확산으로 인해 수정동 계곡이 복개되고 턱 밑까지 사람들이 기어올라 집짓고 사는 거 말고는 인왕은 여전히 푸르름을 과시하고 선사하며 아둥바둥 살아가는 인간을 느릿느릿하게 흐르는 듯한 시간의 흐름으로 분주에서 여유로 끌어들이고 있다. 인왕산을 검문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허락된게 불과 2년전이다. 그 전만해도 '김신조 사건'으로 불리는 북한 간첩, 암살조의 남파로 인해 오랜 기간 일반인 통행금지였다. 

때맞춰 내리는 비, 인왕산에서 내려와 커피 한잔, 맥주 한잔으로 해갈한다. 사진 제공: 시인 박시우

산에 가는데 술과 라디오는 부디 삼가길....듣고 싶으면 이어폰 꽂고 혼자 가지 제발 산에서라도 인간이 만든 가공적인 소음에 노출되고 싶지 않다. 쓰레기는 다시 가지고 내려와 입구의 쓰레기통이나 재활용통에 버리는 건 당연한데....술? 아직도 산에 가서 술마시고 고성방가라는 사람 있나? 잠시 후대에게서 빌려 쓰는 자연.....인왕산이 있다는 자체가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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