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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의 음악통신 254] 콘서트 프리뷰: 이재신 신작 가곡과 오페라 갈라 콘서트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5.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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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토요일 오후 5시, 국제아트홀에서 열리는 이재신의 작곡발표회

4월에 개최될 예정이었다가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진 작곡가 이재신의 <신작 가곡과 오페라 갈라 콘서트>가 6월 13일 토요일 오후 5시 국제아트홀에서 열린다. 2월에 발행된 그의 저서 '가곡과 오페라 작곡론' 출간기념으로 열리는 이번 발표회는 작곡가 이재신의음악적 이상과 고뇌, 목표 그리고 작가정신을 알 수 있는 방편이자 가곡과 오페라라는 인성 음악 작곡을 위한 그만의 노하우가 압축된 이재신의 예술세계를 경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6월 13일 토요일 오후 5시, 국제아트홀에서 열리는 이재신 작곡발표회
6월 13일 토요일 오후 5시, 국제아트홀에서 열리는 이재신 작곡발표회

작곡가 이재신은 독일 바이마르 프란츠 리스트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귀국 후 오페라 <케르베로스 이야기>, <1953>, <그 소녀의 이야기>를 비롯 음악극 <이클립스>, <145년 만의 위로>, 영화 <마지막 밥상>, <허수아비들의 땅> 등을 포함 다수의 가곡과 실내악곡을 작곡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시인으로부터 받은 시의 정서를 작곡가로서의 자아와 주체에 맞제 독립적인 표현을 표방하며 시는 시답게, 극은 극답게 적재적소에 부합시키려는 시도를 뮤지컬과 오페라에서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세상에 대형 참사와 질병으로 죽는 사람이 늘어만 가는 이유를 아는가? 그건 '죽음의 문'을 지켜야 할 케르베로스가 그 문을 지키지 않아 '죽음의 문'이 열려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승으로 죽은 영혼들이 몰려와 세상에 대혐참사와 질병으로 끊임없는 고통을 받는다는 오페라 "케르베로스 이야기'. 어차피 인류의 역사는 병과의 싸움이자 극복의 반복, 지금 우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감염의 공포에 시달리고 뼈저리게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코로나 전의 삶으로의 복귀를 갈망하는 요즘, '케르베로스'가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작품발표회 프로그램과 연주자 프로필

바이러스 말고 요즘 가장 '핫'한 주제 중의 하나가 위안부 할머니에 관한 이슈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그의 오페라 <그 소녀의 이야기>는 정치, 정무, 정쟁, 속물적인 인간 본성 모든 걸 차치하고 우리 역사의 아팠던 시간이요 다시는 반복되어 설 안될 비극이다.

'위안부'라는 사실을 모른 채 중국으로 팔려간 영자는 친구 점례를 보호하려다 폭행을 당하고, 강간을 시도하는 마사토를 칼로 찌른다.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과 자신이 '위안부'라는 사실에 희망을 잃고 미쳐 버린 영자, 세월이 흘러 2017년 애틀랜타 소녀상 제막식에 백발이 된 노파가 되어 참석한 점례, 거기서 본인이 '위안부'였다는 걸 고백하고 소녀상을 보며 사과하면서 막이 내리는 숙연한 일생. 오페라는 모든 현상과 원인의 본질에 파고든다. 그래서 현재의 갑론을박에 대한 답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음악이든 문학이든 미술이든 예술은 시대의 나팔수이며 빅마우스이자 스피커로서 시대 상황을 반영하고 동행해야한다. 그래서 위안부 할머니뿐만 아니라 위의 프로그램에서도 작품 제목 <1953>, <145년 만의 위로>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역사적인 소재를 재조명하고 고찰한다. 일본의 역사 왜곡과 아베 총리를 포함한 각료들의 잇따른 망언, 일본군 초계기의 위협 비행과 일본군 위안부로서 고통스러운 삶을 극복하던 김복동 할머니의 별세 등은 일본을 향한 한·일 관계가 바로 서야 함을 알린다. 당면한 북핵 문제 해결을 포함해 동북아 평화 전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 고리이기도 한 일본에 대한 우리의 대처와 의식은 교육을 통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것부터 출발한다.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장르는 미디어다. 사설 또는 교과서나 논문을 읽는 사람을 드물지만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며 6.25전쟁의 비극과 북괴의 만행을 알고 <명량>을 통해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의 활약, 이름 하나 남기지 않고 오직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우리 민초들의 분전을 후손들이 알게 된 방송과 미디어, 공연예술의 영향력과 전파력은 막대하다. 남녀노소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런 소재로 뮤지컬이나 오페라, 음악극, 방송 등으로 제작, 콘텐츠화 해야 한다. 그게 바로 우리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시금석이 될 것이요 시발점이자 민주주의와 정의, 평화를 지키는 마음으로 진정 위안부 할머니를 위로하고 보상하는 길이다.

이번 작곡 발표회에서 콰르텟 수에 연주되는 위안부 할머니 헌정곡'그 소녀의 이야기' 영상을 소개한다. 오페라의 내용을 압축해 놓은 모음곡일 터, 일본의 음계와 군대의 행진곡 등으로 음악의 시각화와 입체 화가 이루어진 한편의 다큐멘터리 같은 영상이다. 이번에는 미뤄지지 않겠지! 그리고 당신이 한국인이라면 이런 음악회는 와서 들어봐야 되지 않겠는가. 음악으로 세상을 만나고 같이 고민하는 창문, 6월 13일 토요일 오후 5시, 국제아트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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