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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 가방 받으려 300잔 주문한 스타벅스 커피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5.2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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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공원 인근 스타벅스 지점, 한 명이 총 300잔의 스타벅스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값으로만 약 130만원을 지출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통크게 쏜게 아닌 혼자서 300잔을 주문하고 1잔만 마시고 자리를 떴다. 이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만 횡재했다. 남은 커피를 무료로 즐길 수 있었기 떄문이다. 미스테리다. 그럼 이 손님은 마시지도 않을 커피를 왜 300잔이나 주문했을까?

스타벅스가 여름을 맞아 내놓은 증정용 가방, 사진 제공: 스타벅스

해당 소비자가 챙긴 가방은 스타벅스 로고가 박힌 ‘서머 레디백’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21일부터 여름맞이 한정 상품으로 휴대용 의자와 가방을 내놨다. 특히 작은 캐리어 모양의 가방인 서머 레디백은 출시 직후부터 큰 관심을 끌어 현재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초록색 휴대용 의자를 제외하고 휴대용 의자 2종과 가방 2종은 음료를 주문해야 받을 수 있는 증정용 상품이다. 증정 상품을 받기 위해서는 아메리카노와 같은 기본 음료 14잔에 블렌디드나 프라푸치노 등 미션 음료 3잔을 포함 총 17잔의 음료를 구매해야 한다. 스타벅스는 7월 22일까지 총 17장의 e프리퀀시를 모은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사은품을 제공한다. e프리퀀시는 일종의 온라인 스티커로, 음료 1잔을 주문하면 1장을 받게 된다. 가장 저렴한 쇼트 사이즈의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3600원)를 14잔 구입하고, 지정 음료 3잔(1잔 당 5000원 이상)을 먹어야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 커피값으로 최소 6만 원대의 금액을 결제해야 하는 셈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약 240잔을 포함해 총 300잔의 음료를 한 번에 주문한 뒤 한 잔만 마시고 가방 17개를 챙겨 떠난 일이 있었다. 마시지 않고 남은 커피는 당일 소진하지 못해 폐기 처분됐다. 

작년 5월개점한 성수동의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1호점엔 뱀꼬리 모양의 줄이 몇 겹으로 늘어서면서 커피 한잔 마시는데 길게는 5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2016년 햄버거 '쉐이크쉑' 1호점이 개점했을 땐 문 열기 전부터 1000여명이 몰려 한여름 무더위에 장사진을 이루었고 2년 전엔 '평창올림픽 롱패딩'을 사기 위해 '줄 서기 대란'이 일어났으며 지난 2015년 명동 H&M 매장 앞엔 발망과 협업한 한정판 제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침낭을 챙겨들고 밤샘 노숙을 했다고도 한다. 매번 되풀이보고 있는 데자뷰다. 커피 한 잔 마시려 5시간 줄 서는 거에 대해 말이 많다. 인터넷엔 "과시를 위한 가짜 행복 경쟁" "허영·허세의 방증"이라는 비판도 따르지만 결국 모든 건 개인의 취향과 선택이며 가치판단의 기준이 뭐냐는 것이다. 희귀한 상품이니 되팔아서 이익을 보려는 상업형태일 수 있다. 1년전 그렇게 고생을 해서 귀하게 얻어온 블루보틀 개점 기념 머그잔이 현재는 그냥 일반 컵 마냥 아무렇게나 굴러다닌다. 더이상 희소성과 가치, 과시욕과 소장욕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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