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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요강꽃과 어리호박벌의 아주 오랜 MOU!

노영대 작가
  • 입력 2020.05.2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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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나무가운데 아름답지 않고 비밀스럽지 않은 게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광릉요강꽃은 멸종위기의 벼랑에 서있는 식물이라 정부가 이를 보호, 지정한 것이다. 명지산, 화악산, 천마산,…. 에도 있었으나 지금은 그 자취를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멸종으로 몰았습니다. 심지어, 광릉요강꽃을 처음 발견했던 광릉 주엽산에도 명맥을 겨우 이어가고 있는 있는 실정이며 덕유산과 국망봉 등 극히 자생지에서 울타리를 치고 보호하고 있을뿐이다.

지금, 내가 찾아가는 곳, 비수구미 숲에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법정보호식물(멸종위기 1급, 2급)인 광릉요강꽃과 개불란(복주머니란) 군락지가 있는 곳이다. 국내 최다 광릉요강꽃과 개불란을 만나러 간다. 20여년 부터 매해 4월부터 5월에는 이곳이 나의 아지트이다.

사연이 있다. 20년전, 화천군수(정갑철)가 “수달을 기록해 달라”고 했고, 화천에는 수달이 많으니 촬영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부탁을 했다. 그 첫 인연의 끈이 ‘광릉요강꽃의 만남’이다. 파라호 주변에는 수달이 많다고 하니 우선 비수구미를 찾았고, 그 첫 촬영 베이스캠프가 비수구미 민박집. 민박집 주인 장윤일선생이 저녁에 작은 사진 한 장을 보여 주셨다. 아~ ‘광릉요강꽃’! 아니, 이곳에 왠 광릉요강꽃이 있다는 말인가? 
“그 식물을 어디서 구했습니까?” “예, 평화의 댐 공사가 시작될 즈음에 해산에 길이 나고 그 장비들의 기름을 내가 경운기로 날랐습니다. 그 때 도로를 내는 트랙터 밑에 예쁜 꽃 몇 송이가 있어 뒷집에 옮겨 심었습니다.”   
나는 장선생에게 우선, “알려고도, 보여주어서도 안되고, 남을 줘서도 안됩니다. 그냥 잘 보호하고 계세요”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몇년이 지난 뒤에 몽골에 있던 나에게 아내가 국제전화를 해왔다. “비수구미 장선생께서 급하다고 하시네요. 전화를 하세요.”
장선생은 “큰 일 났어요. 멧돼지가 광릉요강꽃이 자라는 뒤산 밭을 뒤집고 있어요.”라고 전화로 화급함을 전했다. 
귀국길에 급히 환경부를 찾아 사정을 이야기 했으나 예산이 없다고 해서, 경기도 광릉에 있는 국립수목원 이병천박사를 찾아 사정을 했다. 식물원이 대책을 세워줬다. 군락지에 울타리를 친 것이다. 다행한 일이다. 그래서 지금 이 법정보호식물이 6촉에서 3천여촉으로 그 수가 늘어 꽃을 피고 있다.

지난 겨울 그 춥고 건조했던 이 땅에서 싹을 돋우고, 주름치마처럼 생긴 두 개 잎을 펼치고, 꽃망울을 올리고, 마침내 어린 아이의 볼처럼 입술꽃잎을 빵빵하게 편 광릉요강꽃 앞에 절을 했다.
광릉요강꽃은 너무 신비롭고…. 왜 하필이면 꽃모양이 요강인가? 왜 호박벌같은 덩치큰 벌을 매개곤충으로 삼는가? 참으로 궁금했다. 그들의 주변 이웃들은? 친구인가, 적인가? 
 
궁금했던 사실을 기록으로 몇가지만 올려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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