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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250] 콘서트 프리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낭만의 해석 I, 6월 3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5.22 09:27
  • 수정 2020.05.2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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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부터 시행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45일 만에 종료되고 어린이날 다음인 6일부터 생활 방역 체제로 돌아섬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단체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도 지난 2월 실내악 공연 이후 4개월 만에 실황 공연으로 다시 만나게 되어 감개무량하다.6월 3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정치용이 지휘하는 '낭만의 해석 I' 첫 무대로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과 생상스의 '첼로 협주곡 1번' 거기다가 한국 작곡가 김택수의 '더부산조'가 무대가 올려진다. 

6월 3일 수요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낭만의 해석
6월 3일 수요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낭만의 해석

우리는 지난 몇 달간 실연의 감동을 못 누리고 살아왔다. 숨죽인 듯이 움츠러들어 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은 그러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수년 만에 맑아진 봄 날씨를 그저 바라만 보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간절히 느꼈다. 실황이 사라진 자리에 궁여지책으로 온라인 공연이 대체하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불과했고 방구석에서 홀로 듣고 볼수록 더욱더 현장에 가서 몸소 깊은 울림에 감동에 빠져들고 싶은 충동과 갈증만 더할 뿐이었다. 드디어 4개월여만에 무관중 콘서트가 아닌 국가 유관기관의 연주로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회복할 수 있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쇼팽과 니체 등 여러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영국 시인 바이런의 극시 '만프레드'가 러시아의 차이콥스키에 의해 95명이 연주하는 대편성 관현악곡으로 탄생하였다. 1994년에 태어나 만 4세에 첼로를 시작하였고, 2007년에 도미한 첼리스트 문태국은 한국에서는 양영림을, 줄리어드 예비학교에서는 클라라 김을 사사하였다. 2011년 앙드레 나바라 첼로 국제 콩쿠르 1위, 2014년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 아시아 최초 우승 등 화려한 이력의 문태국은 현재 보스턴의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세계적인 교육자이자 첼리스트인 로렌스 레서를사사 후 현재 미국 남가주 대학교(USC,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랄프 키어쉬바움(Ralph Kirshbaum)에게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요요마를 가장 존경한다는 젊은 음악가, 25살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대담하면서도 깊이 있는 표현력은 문태국이 첼리스트로서 보여줄 생상스의 '첼로 협주곡 1번', 6월 3일 코리안심포니 '낭만의 해석'의 레퍼토리다.

2014년부터 16년까지 3년간 코리안심포니의 상주 작곡가로 활약하면서 2017년에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에 의해 초연된 김택수의 '더부산조'가 재연된다. 국악, 즉 한국적 정서는 당연하게도 한국 작곡가에게는 창작의 원천이자 자기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근간이다. 한국의 정서를 서양음악 기법을 활용하여 담아보려는 시도는 한국 작곡가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연구하는 일평생의 과제다. 과업을 풀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 그 음악을 직접 연주하고 관객에게 전달해 줄 메신저, 즉 연주자, 오케스트라인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주 작곡가'제도는 한국의 훌륭한 작곡가가 전 세계적으로 자신의 작품과 우수한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발판이다. 차세대 지휘자를 발굴하여 국내 무대에 소개하는 '넥스트 스테이지'프로젝트와 함께 상주 작곡가 제도가 더욱 활성화되어 1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작품 발표의 기회를 통해시대를 선도하고 트렌드를 이끌어갈 개성과 예술성, 오리지널리티 넘치는 작품들이 전 세계로 뻗어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10월에 예정된 코리안심포니의 유럽투어에도 이 작품이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다는 건 아주 칭찬할만하다.

작곡가 김택수
작곡가 김택수, 사진제공: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원작인 바이런의 시 '만프레드'가 어둡고 함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면 차이콥스키는 여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마치 지금까지의 어둡고 암울했던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 밝고 희망적인 포스트 코로나를 암시하는 것처럼 의도된 바가 아니겠지만 딱 이 시기에 맞는 선곡이 되어버렸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극복을 위해 '객석 띄어 앉기'가 시행된다. 음악은 귀로 듣는 거, 마스크 쓰고 앉아 음악을 듣기만 하면 될 거니 비말이 튈 하등의 이유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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