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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248] 콘서트 프리뷰: 신지수 작곡발표회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5.19 09:01
  • 수정 2020.05.20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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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 금요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무관중 공연으로 개최

이태원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만 아니었으면 무관중이 아니라 문 열고 성대히 했을 건데 그래도 취소되지 않고 열려서 다행이다. 이번 주 22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작곡가 신지수의 작품 발표회는 2020년 들어 처음으로 맞는 개인 작곡가의 단독 작곡 발표회라 할 수 있다.

5월 22일 금요일 오후 7시30분 세종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신지수 작곡 발표회

음악이론가 김석영의 작곡가 신지수(1981-)를 표현한 2가지 문장이 눈에 띈다. 첫째, 음악적 경계를 넘어서는 시도를 거듭한다. 음악적 경계라는 카테고리가 뭘까? 평균율로 조율된 12개의 음을 리듬, 화성, 선율적으로 조합해서 만드는거 이상을 시도한다는 의미일까? 그렇다면 단순히 악보에 적힌 걸 악기가 연주한다는 전통적인 범주를 벗어나 존 케이지 같은 아방가르드, 전위예술, 퍼포먼스를 뜻하는 바인지 아님 연극, 무용, 회하 등 음악적 영영 역을 벗어나 다방면으로 확대하는 음악을 쓴다는 뜻인지 궁금하다. 두 번째가 예술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이를 풍자(!)로 풀어내는 작곡가라는 평가다. 음악은 사회상의 반영이요 시대와 동행해야 한다는 건 불멸의 진리다. 그런 풍파와 세월에서 살아남은 음악이 클래식이라 불리며 가치를 보존 받는 건데 2020년, 아니 좀 더 넓게 잡아 2010년대의 대한민국 질풍노도와 경천동지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신지수가 맞붙이였고 음악으로 풀기 위해 고민했을까? 더군다나 이를 풍자로 풀어내었다고 하니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강한 동질감과 연대감을 느끼게 만든다. 그런데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잘 모른다. 그래서 더욱더 이번의 작곡 발표회가 궁금하고 꼭 찾아가서 듣고 내가 품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리. 이거야말로 진정한 작곡가에 대한 예의요 그 작곡가가 남긴 음악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수용이니까....

신지수 작곡발표회 프로그램과 연주자 프로필

이런 사회적 고민에 자신의 음악적 베이스를 두고 사회 참여에 대한 미적 개입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작곡가에게 구 시대적인 학력 나열 프로필은 작품의 이해와 아무 상관없으니 패스하고 총 4작품이 연주되는 곡에 대한 소개를 다루어보자. 1부의 바이올린 솔로곡인 <입자와 입자 사이>(Between particles)는 입자라는 물리학 용어가 눈에 띈다. 그건 2부에서의 거문고와 가야금으로 연주되는 <제11차원>(the 11th dimension)이라는 제목과 왠지 접근법이 유사할 듯 하다. 지금까지 발견된 차원이 11개고 11번째의 차원을 음악으로 그렸을 거니 아마 2곡 다 현미경으로 봐야지 파악할 수 있는 정도로 세밀함과 정교함을 갖춘 콤플렉스 한 곡이 아닐까 사료된다. <37건반을 위한 6개의 연습곡>(6 etude for 37 keys)는 '토이 피아노'를 위한 작곡을 위촉받은 곡인데 이날은 피아니스트 김정은의 그랜드 피아노로 연주된다고 한다. 그랜드면 어떻고 토이 피아노면 어떠리... 작곡가가 명시한 데로 37개의 건반 그리고 페달이 없는 토이 피아노만의 음향을 연출하면 된다. 연습곡(에튜드)라 제목을 붙인 건 리게티의 영향일듯 싶다. 연습곡이라 해서 피아니스트의 테크닉 향상이 아닌 작곡가와 연주자 모두에게 새로운 지경(Dimension)을 연습하고 공부(study) 한다는 탐험의 의미일 터... 그런 의미에서 계속 가고 시작이며 시리즈의 연작이라는 프렐류드(전주곡)은 필자가 같은 의미에서 붙인 명칭....

마지막 곡은 이날 발표되는 곡 중 편성도 제일 크고(그래봤자 4중주) 제목도 드디어 신지수답다(!) <소금쟁이는 더 이상 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The pond skater does not like water anymore)라니... 그럼 물에서 살아야 하는 소금쟁이가 물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디서 사란 말인가? 물은 소금쟁이에게 발을 붙이고 사는 삶의 터전인데 그곳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거나 싫어도 억지살이를 이어가야 하니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불행이다. 그런데 간과하면 안되는 게 '더 이상'(anymore)'이다. 이 말인즉 예전에 좋아했다는 건데 이제는 아니다는 뜻. 혹시 소금쟁이가 작곡가 신지수를 모습일까? 신지수가 자신의 상황을 소금쟁이에 투영해서 비유한 독백이란 뜻인가? 왜라는 질문은 작품 감상의 시작이요 끝이다. 자신의 작품에 이와 같은 궁금중을 자아내게 하고 탐구할 수 있는 '왜"라는 질문이 많을 수록 풍성해진다. 다 듣고 악보를 분석하고 연구하고 발표하면 그게 논문이지 무슨 음악회 평인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호기심을 들어내고 치밀하고 날카롭게 접근하면 불편해하고 경계하며 감추고 달아나고픈 사람들이 무슨 발표회인가. 작곡가에게 직접 물어보고 같이 탐구한다면 작곡가에게도 발전과 성장의 기폭제요 듣는 사람도 작곡가의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와 진정성 그리고 진실을 알게 된다. 비록 무관중 공연이지만 방역 지침 철저히 준수하고 실연을 감상 원하시는 분들은 입장 가능하다고 한다. 세종체임버홀이 400석이다. 걱정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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