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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학원강사의 거짓말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5.1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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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만 하지 않았더라면?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원강사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학원강사의 수업을 들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그의 어머니, 그리고 그의 친구가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이달 2∼3일 서울 이태원 킹클럽과 포차(술집) 등을 방문한 인천의 학원강사가 초기 역학조사 때 "무직"이라고 거짓 진술을 했다가 뒤늦게 위성항법장치(GPS) 추적 조사로 발각됐다.

이태원에 가서 코로나에 걸리고 와서도 버젓히 수업을 해서 지역사회에 코로나19를 감염시킨 강사의 학원건물, 사진 제공: 연합뉴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남동구 논현동 거주자인 고교 3학년생 A(18)군과 그의 어머니(42)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A군과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친구(18)도 이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A 군은 이태원을 방문했다 코로나에 걸린 강사로부터 이달 들어 지난 2일과 11일 각각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총 4시간 동안 학원 강의실에서 수학 수업을 받았다. 그의 어머니는 무증상자였으나 아들이 확진 판정을 받자 코로나19검사를 받고 역시나 양성으로 나왔다. 그런데 A군의 어머니는 수학강사를 만난적도 없어 아들로부터 감염된 '3차 전파' 사례로 보인다. 14일 오전 9시 수학강사와 관련된 코로나 19 확진자는 중고생 9명과 학부모 등 성인 5명 포함 총 14명이다. 인천시는 강사 B씨와 관련된 중고생 확진자들이 다닌 교회 2곳과 학원 등지에서 총 1320여명 가운데 850여명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진행했으며 480여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검사는 받았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360여명과 나머지 접촉자 470여명을 대상으로도 확진 여부를 계속 확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 이태원 클럽과 술집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확진 판정을 받은 뒤 자신의 직업과 동선을 숨긴 학원강사가 경찰에 고발됐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허위진술로 역학조사를 방해한 ㄱ씨를 고발했다”며 “허위진술로 인해 감염된 학생들이 사전에 격리되지 못하고, 지난 주말 지역사회에 고스란히 노출됐다”고 밝혔다. 이어 “강사에게서 감염된 학생 2명이 각각 교회 예배에 참여함으로써 교회 내 집단감염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까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휴업에 들어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인천의 수학학원 정문, 사진 제공: 연합뉴스

만약에 수학강사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신분을 속이지 않고 스스로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더라면? 성소수자라는 편견과 주변의 시선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클럽에 간 걸 속이기 위해 한 거짓말로 방역에 혼선을 끼치고 무고한 사람들까지 극심한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고3 학생은 무슨 죄인가! 열심히 공부하고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학원에 간 대입을 코 앞에 앞둔 학생이 겪을 좌절감과 낙담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원생들이 다른 타 학원으로 옮길 경우의 피해보상과 학원 운영에 막대한 손해를 입은 원장은 어떻게 다시 일어설 것인가! 어서빨리 등교를 하길 바라는 학부모들의 마음은 아랑곳하지않고 자신의 쾌락과 안위 그리고 이기적인 행동으로 사회 전체에 위험을 초래했다. 부정확한 진술 등으로 방역당국의 조치가 적극적으로 취해질 수 없는 사례가 반복된다면 2, 3차 감염의 확산을 막을 수 없고 지난 신천지 사례와 같이 우리 사회 전체가 다시 위험해질 수도 있다. 비난이 두려워서 역학조사에 거짓을 말하는 것은 모두에 위험을 끼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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