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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김영하 장편소설 '너의 목소리가 들려'

권용 전문 기자
  • 입력 2020.04.27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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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존재의 이면과 영혼의 내면을 돌아보는 김영하의 장편소설

제이는 세상 모든 존재의 영혼과 공감한다. 모든 존재는 주어진 운명의 틀 안에서 자신만의 영혼을 가지고 있다. 운명이라는 굴레에 갇혀 방황하는 영혼들은 어떻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걸까?

저자는 제이가 부딪히고 겪어야 하는 삶의 현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단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모습과 한때 유행했던 오토바이 폭주족의 모습을 소설 속에 나타낸다. 제이는 이 모든 상황의 한가운데 존재하며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영혼을 돌아보고 우리 주변의 모습을 살펴보게 한다.

길과 길이 만나는 곳에서 태어난 제이, 이것은 새로운 세상에 등장하자마자 주어진 그의 운명이었다. 고속버스터미널 장애인 화장실에서 태어난 제이의 등장부터 소설의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이 된다. 많은 독자들이 책의 초반부에서 계속 책장을 넘겨야할지 고민할지 모른다. 저자는 차마 마주하고 싶지 않은 우리 사회의 아픈 부분을 드러내며 계속 책을 읽을 것인지는 독자들의 선택에 맡긴다. 그럼에도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는 소설의 전개로 마지막 순간까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다.

평소에 인식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골목을 이야기하는 듯 싶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존재의 의미와 영혼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저자는 그저 독자들과 사회를 일깨우고자 하는 것을 넘어 문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인간 자체로 끌고 나아간다. 소설과 현실의 청소년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들을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할 수밖에 없도록 소설을 전개시킨다.

놀랍게도 이 소설은 저자가 직접 인터뷰한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이다. 책을 읽는 내내 등장하는 이야기와 사람들이 가상 인물인지 우리가 발붙이고 살아가는 현실인지 혼동스럽다. 책의 뒷부분 이 소설이 쓰여진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 인터뷰와 글이 나온다. 아마 많은 독자들이 실존했던 ‘제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소설이 우리에게 던지는 이야기와 의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책의 내용을 상상하며 읽기에 쉽지 않은 소설이다. 그럼에도 많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모든 존재의 이면에는 양면이 존재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모든 살아있는 어떤 존재든 양면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외면하고 싶은 우리 사회의 현실, 인간 자체의 양면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이 책을 통해 스스로의 모습은 물론이며 그동안 외면했던 우리 주변의 많은 존재의 의미를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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