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성용원의 음악통신 234] 조성진의 무관중 온라인 공연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4.25 07: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시간 26일 일요일 밤 11시 도이체 그라모폰 채널을 통해 생중계

조성진의 단독 공연! 세계 최대 클래식 음반사인 도이체 그라모폰이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기획한 무관중 온라인 공연 '모멘트 뮤지컬'(Moment Musical) 기획의 일환으로 베를린 마이스터홀에서 26일 일요일 무관중 단독 연주회를 개최한다. 공연은 한국시간으로 같은 날 밤 11시 도이체 그라모폰의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user/deutschegrammophon1?app=desktop)을 통해 생중계된다.

조성진의 4월 26일 공연을 알리는 포스터, 사진 갈무리: 도이체 그라모폰 인스타그램

도이체 그라모폰은 바렌보임에 이어 조성진의 독주회 소식을 SNS를 통해 알렸다. 26일 독주회의 프로그램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발매한 슈베르트의 '방랑자 환상곡'과 알반 베르크,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출시한 앨범의 수록곡을 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정 기간 동안 도이체 그라모폰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유한 뒤 비공개로 전환한다고 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 제공: 유니버설뮤직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격히 침체된 공연예술계가 첨단 신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외부의 불가피한 광풍은 사람들의 사유 습성과 생활양식에 대격변(Cataclym)을 불러일으킨다.비접촉 환경에서의 제공되는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코로나19가 공연계에 불러온 파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상반기 국공립과 민간 공연장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신규 공연이 취소 또는 연기되었다.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시도되었던 무관중 공연과 공연 중계가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늘어나고 있다.새삼 새롭지도 않다. 코로나 이전에도 네이버 TV 실황, 방구석 클래식, 유튜브 등으로 돈 안내 고도 세계 최고 수준의 연주를 언제든지 접할 수 있었다. 지금의 온라인 공연은 유급 기관들의 궁여지책이다.

온라인 공연의 결정적인 문제는 별도의 수익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점이다.국공립 공연단체나 공공 지원 사업 중심, 유급단원들이 존재하는 경우만 이 같은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는 오케스트라, 합창단, 무용단, 무대스텝진들의 '일시 해고' 되고 극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극장장이 무보수로 이 코로나 사태 수습에 나서겠다고 나서고 런던 로얄오페라단, 비엔나 슈타츠오퍼, 베를린오퍼 등도 극장을 일시 폐쇄하며 스스로 공연 지출을 봉쇄하고 코로나 사태로 고통을 받고 있는 자국 국민들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그동안 축척된 문화콘텐츠로서의 공연물'들을 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무료로 제공하면서도 고통분담의 차원에서 스스로의 급여를 삭감하거나 반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다양한 온라인 매체들을 통해 음악, 영화 감상 등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지만, 영상을 보면 볼수록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실제 연주자들의 실연을 듣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만 커진다. 클래식 음악은 역시 현장에서의 감성적인 느낌을 공유하며 실연의 감동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 수준의 공짜 공연만 위로와 힐링이라는 명목하에 차고 넘치는 마당에 현재 대한민국 이 땅에서 생존하고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실질적인 생계와 수익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럼 한번 유료로 전환해 보는 건 어떨까? 베를린 필이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도 공짜인데 한국 K-Classic을 돈 내고 보고 듣는다??? 현재 KBS,ARTE,CLASSICA 티브이의 클래식 방송 시청률이 어떤지 예상해보라.

거두절미하고 알반 베르크의 소나타는 걸작이다. 사멸된 소나타 양식을 가지고도 20세기 초반 시대적 트렌드와 표현주의 사조를 용축해 놓은 그래서 1차 세계대전 전후의 유럽의 어두운 단면과 인간 심리의 불안감을 사실적이고 여과 없이 풀어낸 조성과 무조음악의 경계선인 알반 베르크 음악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걸작에 조성진이 도전하고 훌륭하게 소화해내니 대단하다는 감탄사만 나온다. 쇼팽, 리스트라는 낭만시대의 클래식 음악의 대중 레퍼토리에서 벗어나, 아이돌, 라이징 스타에서 이제 거장의 반열로 진입하는 조성진의 성숙한 행보다. 조성진에 열광했던 한국의 클래식 팬들이 조성진을 통해 알반 베르크 소나타도 접하게 되어 클래식 음악 감상의 지평이 넓어질 것이다. 조성진 덕에 알반 베르크 소나타가 국내 대학에서나 피아노 독주회의 국내 레퍼토리로 확대되고 알려질 터. 조성진 같은 몇몇의 퍼스트 무버와 이름 없는 다수의 패스트팔로어로 되어 있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스타플레이어, 비르투오소와 대가, 예술가의 차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