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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칼럼 淸風明月] 전염병 방역과 먹고 사는 문제, 무엇이 더 중요한가

김문영 글지
  • 입력 2020.04.25 05:31
  • 수정 2020.04.2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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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방역과 먹고사는 문제, 무엇이 더 중요한가>

 

봄길을 산책하다보니 어느새 꽃이 지고 있다. 세월 참 빨리 흘러간다. 흐르는 물 같기도 하고 더 빠르게 표현하면 쏜 화살과 같다.
지난 1월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으니 코로나19 위기는 이제 곧 100일(4월28일)을 맞는다. 우리의 건국신화 웅녀는 동굴에서 100일 동안 쑥과 마늘로 연명하며 온갖 어려움을 견뎠다. 사람도 태어나면 100일 잔치를 한다. 숫자 100이 갖는 의미는 깊고 넓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0일을 맞으면서 전염병 방역에 최선을 다해온 국민들의 피로감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 전염병 예방도 중요하지만 이러다간 굶어죽겠다는 아우성이 높아간다. 병걸려 죽으나 굶어죽으나 죽는 건 마찬가지라며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봉쇄방역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염병도 확실하게 막고 생활도 평소처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는 없는 것일까.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총선 기간에 우리가 한 행동에 대한 결과가 2주 안팎으로 나타날 것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이 결과는 방역 대책을 위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다행히 큰 확산이 발생하지 않으면 총선 기간에 취한 그 정도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생활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0일 동안 코로나19는 어떻게 진행해왔는지 살펴보자.  질병관리본부는 4월16일 집단감염이 전체의 81%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월18일 신천지 대구교회 사태다. 그날 31명이던 확진자 수가 1000명으로 늘어나는 데 불과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 후 이틀 간격으로 신규 확진자가 1000명씩 늘면서 약 1개월 만에 누적 확진자가 7000명을 넘었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으로 3월 중순부터 신규 확진자가 1000명씩 느는 기간이 10일로 길어졌다. 3월14일 8000명대이던 누적 확진자는 3월24일 9000명대, 4월3일 1만 명대에 진입했다.
4월25일 현재 누적 확진자는 1만708명이다.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이 줄어들었다. 특히 4월6일부터 신규 확진자는 50명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 교수는 "최근의 신규 확진자 추이를 보면 안정된 단계로 보이나 바이러스 특성상 언제든 대규모 전파는 가능하다. 따라서 긴장을 늦출 때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63%로 가장 높다.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신천지 관련'이 49%이고 집단감염이 19%다. 감염자 10명 중 7명은 신천지 사태로 인한 사회적 집단감염에 노출된 것이다.
이후 집단감염이 점차 줄어들면서 해외 유입이 증가했다. 4월22일 기준 해외 유입 확진자는 1011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약 10%다. 이 가운데 유럽과 미주발 해외 유입이 87%를 차지한다.

4월25일 현재 코로나19 사망자는 240명이다. 국내 최초 확진자 이후 하루에 2명 이상이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사망자에겐 뚜렷한 특징이 있다. 평균 연령이 77.3세로 높으며 99% 이상은 기저질환자다. 이들 중 가장 많은 54%는 시설과 병원에서 감염됐다. 사망자 수를 지역별로 구분하면 대구가 165명으로 가장 많고 경북이 51명이다. 인천, 광주, 대전, 세종, 경남, 충남, 충북, 전북, 전남, 제주에서는 사망자가 없다.

코로나19 100일은 '감염병 방역엔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참여가 절대적'이라는 명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감염자를 비감염자와 분리하는 데 큰 혼란이 없었던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래서 57만7959건의 선별검사를 진행했고 이 가운데 2%라는 양성 비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일본 매체 NHK에 따르면 4월 일본 도쿄도의 양성 비율은 56%로 3월 10%에서 급등했다. 이 비율은 일본 전체적으로도 13%에 이른다. 감염이 확인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은 검사 건수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이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양성률이 2%라는 것은 그만큼 검사를 잘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본은 검사를 충분히 하지 않은 탓에 양성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4월25일 기준 276만5024명이다. 이중 사망자는 19만5416명이다. 세계 신규 확진자는 3월27일과 4월2일 각각 6만9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감소세로 돌아섰고 4월20일 기준 1900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미국, 스페인, 영국 등지의 신규 확진자 수는 증감을 반복하기 때문에 뚜렷한 감소세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 다른 나라들의 상황과 비교하면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선방을 하고 있다. 세계의 부러움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방역의 결과에만 만족해 있을 여유가 없다.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가 너무나 큰 과제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모여서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분야일수록 피해가 크다. 공연 관람 전시 쇼핑 회의....가 마비되었다. 동창회 등 친목 모임은 물론이요 관혼상제도 계획대로 치르지 못한다.

경마의 경우 2월23일 갑자기 멈춰선 이후 눈덩이처럼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생산의 시스템으로 이뤄지는 경마산업은 경주가 멈춤으로써 모든 분야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은 전 인류의 재앙이다. 그러나 세계 120여 경마시행국 중 경마가 중단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일본과 홍콩 등 한국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나라들은 관중 없이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온라인으로 마권을 발매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은 2009년7월20일을 기해 잘 진행되던 온라인 마권 발매제도를 페지했다. 세계 1위의 IT강국을 자랑하면서도 경마=도박이라는 여론에 떠밀려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시행한 것이다. 경제가 활성화하려면 생산과 소비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이해하는 경제상식이다. 그런 개념에서 경마는 소비를 진작시키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다. 특히 내수경기 활성화에 좋다. 국회는 강창일 의원이 대표발의하여 온라인마권 발매 부활 법안을 심사 중에 있다. 그런데 농해수위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심의 보류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미온적인 태도도 법안 개정 추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온라인 마권발매를 하면 코로나19와 같은 비상 상황에도 중단없이 경마를 시행할 수 있다. 새롭게 시행하는 제도도 아니고 2009년7월20일 중단된 제도를 부활하자는데 무얼 망설이고 있는가. 국회에 계류중인 법률안을 속히 통과시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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