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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의 음악통신 227] 서울오페라앙상블의 'SOE at Home'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4.12 08:18
  • 수정 2020.04.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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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오페라앙상블이 올 상반기 공연할 라벨 오페라 <L'Enfant et les Sortilèges>(어린이와 마법)과 베르디 오페라 <Rigoletto>를 각각 7월과 8월로 연기하고 5월부터 연습에 들어가기로 했다. 대신 민간오페라단으로서는 처음으로 공연한 오페라 작품들을 온라인을 통해 매주 한 편식 전달하는 [서울오페라앙상블 ‘SOE at Home']을 진행하고 있다. 4월 6일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서 제작한 나실인 작곡의 <나비의 꿈>을 시작으로 4.13 글룩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4.20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그리고 4.27 칼 오르프 오페라 <달> 등 4편의 오페라가 업로드되어 다양한 시대의 쉽게 접하지 못하는 한국 연주자와 연출가가 제작한 오페라 레파토리를 감상 할 수 있는 기회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의 오페라 공연장면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이때, 이번 팬데믹의 광풍이 지나가면 분명 한국 클래식음악계도 예외없이 '코로니19 이전과 이후'로 공연생태계가 바뀔건 자명하다.유럽의 클래식, 오페라가 탄생하고 돈을 가진 새로운 시민계급층이 성장함에 따라 대규모 관객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도록 거대한 극장과 콘서트홀에 건설되기 시작했다. 불특정 다수의 청중이 한자리에 모여 감상하는 음악회를 뜻하는 용어가 콘서트(Concert)다. 즉 지금의 연주홀에서의 대규모 관객이 들어찬 가운데 벌어지는 일련의 이벤트들은 실연을 듣고 싶어하는 (과거의 음악감상은 연주자를 찾아가 직접 듣는거 말고는 있을 수가 없었다) 과거 19세기의 방식이다. 대중들 사이의 매개가 필요해 기획사와 매니지먼트가 생겨난고 음악이 산업이 되었다. 축음기의 발명, 음악저장이 가능한 레코드, 휴대가 용이한 MP3와 핸드폰, 유튜브와 실시간 스트리밍은 이제 음악감상을 공간적, 시간적인 제약해서 탈피시켰다.20세기 초반 축음기의 등장으로 음악 감상이 개인적인 공간에서 가능해진 것처럼 관객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편한 방식으로 문화 콘텐츠를 만나는 온라인 공연의 확장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데 코로나 시국으로 그 변화 속도가 예기치 않게 확 앞당겨졌다. 모객은 날씨, 기후, 사회적 요인 등에 의해 항시 리스크를 안고 있는 반면 온라인은 편리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는 오케스트라, 합창단, 무용단, 무대스텝진들의 '일시 해고' 되고 극장이 정상화될때까지 극장장이 무보수로 이 코로나 사태 수습에 나서겠다고 한다. 런던 로얄오페라단, 비엔나 슈타츠오퍼, 베를린오퍼 등도 극장을 일시 폐쇄하며 스스로 공연지출을 봉쇄하고 코로나 사태로 고통을 받고 있는 자국 국민들 뿐만아니라 세계인들에게 '그동안 축척된 문화콘텐츠로서의 공연물'들을 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무료로 제공하면서도 고통분담의 차원에서 스스로의 급여를 삭감하거나 반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마당에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민간오페라단이 이런 자신들의 자체 공연을 무료로 유튜브에 게시해 침체된 공연예술계에 활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2월부터 현재까지 오페라를 비롯한 자체 클래식 기획공연은 전멸이다. 무대 밖에서 고통받고 있는 민간 극단, 무용단, 오케스트라,합창단, 오페라단들은 생계가 끊겼다.기획사와 배우들에게는 공연은 '삶의 현장이자 직장'이다. 공연을 하지 말라는 건 직장을 문닫고 길거리에 내몰린 상황과 똑같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그때되서 지금의 꽁꽁 막아놓은 열망이 봇물터지듯이 넘쳐 나와 마구잡이 예산을 집행하지 말고 지금부터 그 때를 대비해국민들의 상처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공연을 준비하도록 과감하게 예산 사용의 유연성을 발휘해서 정작 '국민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다양한 온라인 매체들을 통해 음악, 영화감상 등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지만, 영상을 보면 볼수록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실제 연주자들의 실연을 수업을 통해 듣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만 커진다. 클래식 음악은 역시 현장에서의 감성적인 느낌을 공유하며 실연의 감동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

코로나 이전에도 네이버 TV 실황, 방구석클래식, 유튜브 등으로 돈 안내고도 세계 최고 수준의 연주를 언제든지 접할 수 있었다. 지금의 온라인 공연은 유급기관들의 궁여지책이다. 어차피 월급 주는 단원들, 기존 스케줄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마당에 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어떻게라도 생색은 내야 한다. 영상화된 공연을 보고 현장으로 오는 관객숫자가 증가할리 만무하다. 영상을 보는 숫자는 허상에 불과하다. 왜? 그렇게 집에서 편하게 값없이 호사를 누리다가 코로나가 지나갔다고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의 국내 음악인들의 연주회에 발걸음을 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미 인터넷만 쳐봐도 '공짜' 온라인 공연이 넘치고 넘친다. 세계 수준의 공짜 공연만 위로와 힐링이라는 명목하에 차고 넘치는 마당에 현재 대한민국 이 땅에서 생존하고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실질적인 생계와 수익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럼 한번 유료로 전환해 보는건 어떨까? 베를린 필이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도 공짜인데 한국 K-Classic을 돈 내고 보고 듣는다??? 현재 KBS, ARTE, CLASSICA 티비의 클래식 방송 시청율이 어떤지 예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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