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선물 받은 선인장을 한 달 만에 말려 죽일 정도로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부족하다. 그런 그에게 불현듯 길냥이 '나무'가 나타나 한 지붕 아래 가족이 되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그 고양이는 나무 타는 걸 좋아해서 이름이 '나무'였고 일산 아파트 단지에서 제법 유명했다. 많은 이들이 나무에게 호감을 가졌고 저자 역시 먹을 것을 챙겨주며 관심을 보이는 캣맘 노릇을 하다 사람을 잘 따르는 성격 때문에 길냥이들 사이에서 따돌림과 공격의 대상이 된 것이 안쓰러워 식구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집사'가 된 저자는 나무와의 생활에서 똥 치우기, 밥 챙기기, 피곤해도 놀아주기, 말썽 뒤처리하기 등 여느 고양이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가 전개된다.
퇴근 후 느낄 수 있는 작지만 따스한 온기, 집사의 관심을 끌려고 하면서도 아니라는 듯한 능청스러움, 사고를 쳐놓고도 되려 당당한 모습과 도도한 표정 등 집사들이라면 누구나 겪고 느끼는 희로애락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는 그렇게 4년을 나무와 함께 살아가며 세상일이 막막할 때면 "집에 가면 고양이 있다. 좀만 참으면 고양이 본다"고 스스로를 달래곤 한다. 그리고 "고양이가 없었을 때의 나는 집이 뭔지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