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추천]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 제1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책추천]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 제1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 권용 전문 기자
    권용 전문 기자 tracymac1@naver.com
  • 승인 2020.04.0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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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세상의 다양한 지식과 지혜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책을 제작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그런 책들을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도서관에 기증해도 큰 행복감으로 가득할 것이다.

올해 제1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나무옆의자 펴냄)는 상상으로 가득한 지적 놀이터이다.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형태의 장편소설이다. 가상의 도서관에 소장된 가상 희귀본을 소개하는 안내서 형식을 취했다.

사람들은 직접 쓴 원고를 '어디에도 없는 책들을 위한 도서관'에 기증한다. 하지만 재정난과 장서 부족으로 결국 도서관은 문을 닫게 되고 도서관장은 모든 책을 기증자들에게 돌려주기로 한다.

하지만 열정적으로 많은 책을 기증한 자칭 작가 VK만은 책을 찾아가지 않는다. 그러자 도서관은 Vk를 기념하고자 카탈로그를 만들게 된다.

설, 역사서, 과학서, 종교사상서, 예술서, 회고록, 에세이, 요리책, 수학책, 게임 안내서, 그래픽 노블, 퍼즐책 등 다루는 장르가 없을 정도로 VK 컬렉션은 매우 다양하다.

VK는 이 책들을 도서관에 기증할 때 여러 경로로 수집한 희귀본이라 했지만, 사실 자신이 직접 쓰고 그린 후 제본한 책들이었다.

이 책 속에는 한 개인의 꿈, 환상, 욕망, 지식의 집합체가 담겨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저자가 자신의 욕망을 투영한 자화상으로 읽힌다.

획일적 구도, 특정 사상, 감성적 신변잡기 등에 치우쳐 다양성이 사라지고 발전 동력이 없다는 평가받는 현 문단에서 이 소설은 신선한 충격이고 의미있는 작품이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지적 향연이자 인간에 대한 진지한 성찰로 느껴지게 된다.

"이 소설은 위기에 처한 인문주의를 위한 만가요, 그 참을 수 없는 변증"이라고 문학평론가 최원식이 평가하고, 소설가 은희경은 "책에 대한 서지학적 연서"라며 "인간에 대한 편견을 들춰내 결국 삶의 다양성과 존엄성에 대해 질문한다"고 밝혔다.

문학평론가 정홍수는 "명징한 지성이 감싸고 있는 사유와 상상의 소설 언어가 매혹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직 한의사가 이 소설의 작가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저자 오수완은 책을 소재로 현실과 가상을 오가며 지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특유의 글쓰기 방식을 보여왔다. 저자는 "당신이 어떤 책을 찾고 있는데, 그 책이 세상에 없다면 그 책을 써야 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라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다.

저자는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 후 20여년간 한의학 전문의로 일했다.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로 2010년 중앙장편문학상을 받고, 2014년 장편 '탐정은 어디에'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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