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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217] 문화예술을 살릴 국회의원은 누가 있을까?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3.27 08:33
  • 수정 2020.03.2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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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이 이제 한 달도 안 남았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어느 때보다 조용히 물밑에서 선거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평상시 같으면 선거 관련 내용으로 뉴스와 신문이 도배고 되고 정치가 화재의 중심에 섰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게 밀려버렸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 접촉이 활성화되어 SNS 상에서만 선거운동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제 앞으로 우리나라, 지역사회의 변화를 촉진할 국회의원을 우리 시민의 손으로 뽑는 중요한 날이 다가오고 있는 이쯤, 음악가인 필자 입장에서 침체된 문화예술을 살리고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어 소통이 가능한 후보에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 출마한 후보 중 문화예술에 대한 전문성과 경력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어떤 후보가 최적임자인가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투표를 독려하는 개그맨 유재석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사별한 부인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을 애절하게 그린 시집 <접시꽃 당신>의 도종환 시인이 2016년 20대 국회에 비례로 입성,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지냈으며 이번에도 자신의 고향인 청주에 출마했다. 성악가인 테너 최승원도 민주당 비례대표로 출마하여 장애인 예술종합학교 설립, 장애인 예술인을 위한 복지법 제정, 문화예술계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겠다고 출마의 변을 남겼다. 또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2006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가 교수인 테너 임웅균도 출마했었다.(그러고 보니 음악 전공자로서 정치에 관심을 가진 2명 다 성악가고 테너라는 공통점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출마한 성악가 최승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출마한 성악가 최승원

서초 을에 출사표를 던진 박경미(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다. 20대 국회에 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을 받아 당선된 박경미는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수학교사 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 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홍익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를 역임한 인재다. '수학비타민 플러스' '박경미의 수학N' '박경미의 수학콘서트' 등 수학 교양서의 베스트셀러 저자로도 유명하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자신의 분야를 대중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고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한 지식인이었기에 그의 행보에 관심이 가던 차, 20대 국회 입성 후 바쁘게 맹활약하는 와중에도 개설한 유튜브 개인 방송 채널을 보고 더욱더 흥미와 관심이 높아졌다.

많은 국회의원들이 선거때만 되면 저자세를 취하지 국회의원이 되었다 하면 안면몰수한다. 식견과 경륜은커녕 기본적인 상식과 매너도 없는 자세에 아연실색을 금치 못한다. 안하무인이요, 민생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직 당리당략에만 치우친 진저리 나는 당파싸움만 벌이는 이전투구 판국에 박경미는 수학자라는 이력을 십분 발휘해 쉽고 친절하게 설명과 더불어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세상의 변화를 꾀한다. 자기 분야에서의 고립으로 그치는 게 아닌 진정한 사회환원을 하면서 영역 간의 연결과 결합을 꾀하는 진정한 프런티어요 이 시대가 요구하는 통섭형 리더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박경미 말고도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을 받아 더 큰 꿈과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 국회로 진출한 유명인사들은 많았다. 쉽게 질리고 매번 새로운 인재를 목말라하는 우리 국민들의 요구와 바램, 습성에 맞춰 선거때만 되면 여야를 막론하고 참신한 인물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분야의 애로사항을 누구보다 알기 때문에 권익을 보호하고 신장하면서 전문성을 살린 국정운영을 하길 바랐는데 그러지 못하고 일개 거수기 또는 완장 노릇으로 끝난 경우를 얼마나 많이 목도하였는가! 그런 와중에 박경미 의원의 유튜브 방송은 바쁜 의정 활동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콘텐츠 제공과 서비스로 전공을 사회적인 영역으로 확대한 케이스다.

얼핏 음악과 수학이 전혀 상관없을 거라는 선입견을 종식시키는 음악분야 안에서도 굉장히 귀중한 연주 자료를 박경미가 수학학자라는 전문성을 살려 만들어 놓았다. 21세기 융복합 미디어 시대에는 이제 더 이상의 영역, 직업, 분야별 분류는 별 의미가 없다. 단편적 지식의 양산은 물질적 풍요와 기술적 능력의 신장을 가져왔지만 이런 일차적인 지식생산 작업에 시대가 요구하는 문화적 내용을 폭넓게 담아내어 좀 더 넓은 범위의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교대입구 삼거리를 지나가니 입간판과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서초 비타민이요 서초의 자부심인 힘 있는 여당 국회의원이라 한다. 같은 시간, 박경미 의원은감염병 확진자 동선 공개로 인한 중소상공인의 손실을 보상하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감염병 발생으로 경계 수준 이상의 위기경보가 발령된 경우 임산부 근로자 신청 시 재택근무 또는 온라인 원격근무를 보장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열일하는 국회의원 박경미....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번 선거 로고송은 역시 그녀의 지역구에 살고(어떻게 알았냐고? 박경미TV에 보면 대놓고 나와있으니 한번 시청해보시라!) 그녀의 후원회장인 유명 대중음악 작곡가인 윤일상에게 의뢰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돈 제일 잘 버는 대중음악가 중 한 사람만 말고 코로나로 인해 생계가 끊길 위기에 놓인 순수음악예술가들에게 기회를 줬다면 어땠을까? 박경미같이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은 국회의원도 없는 거 같은데....

교대입구 사거리에 걸려있는 선거 홍보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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