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피아>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기영노 기자의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의 콩트’를 연재합니다. 100%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기영노 콩트는 축구, 테니스, 야구 등 각 스포츠 규칙을 콩트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연재입니다. 기영노 기자는 월간 <베이스볼>, <민주일보>, <일요신문>에서 스포츠 전문 기자 생활을 했으며 1982년부터 스포츠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 『야구가 야단법석』,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 등 30여 권이 있습니다. - 편집자 주
기아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감독이 기아 타이거즈 팀은 물론 한국 프로야구 문화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있었던 스프링캠프지에서 기아 타이거즈 팀을 1년간 이끌 주장을 정할 때도 보름정도 팀 분위기를 지켜보다가 이타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양현종을 선택했다.
테니스 공으로 몸에 맞는 볼을 훈련하기도 했고, 기아 타이거즈를 기아와 타이거즈 두 팀으로 나눠 경쟁심을 유발시키기도 했다.
올해는 공격야구를 선언했다. 타격에서 뿐 만 아니라 마운드에서 심지어 수비를 할 때도 공격적으로 해야 상대 팀이 심리적으로 불안해 진다는 것이다.
그런 맷 윌리엄스 감독이 3월14일 플로리다에서 스프링 캠프가 끝나는 날 또한번 충격을 주었다.
이제까지 프로야구 스프링 캠프에서는 끝나는 날 감독이 투수와 타자 수훈선수 한명씩 골라 MVP상(대략 1~2천달 러 씩)을 주는 것이 기아 뿐 만 아니라 모든 구단들의 전통이었다.
그런데 윌리엄스 감독은 MVP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선수(MIP)’를 선정 했는데, 4명 모두 불펜 포수와 베팅 볼 투수들이었다. 그들에게 1000달러의 상금을 나눠주었다.
기아 선수들도 처음에는 의아해 하다가, 윌리엄스 감독의 뜻을 알아채고는 큰 박수를 보내주기도 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수여한 상금 1000달러(약 120만원)는 보조선수들 4명에게 각각 250달러(약 30만원)씩 돌아갔다.
그런데 불펜 포수 이동건이 자신에게 주어진 상금 30만원을 양현종 주장과 상의를 한 끝에 최근 ‘코로나19’로 피해를 받은 대구, 경북 시민들을 위해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에 기부했다.
이동건의 30만원 기부가 자신보다 고액연봉을 받고 있는 300여명의 프로야구 전체 선수에게 작은 울림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한화, 한용덕 감독 유일하게 보조선수에서 정식석수로
2016년 12월말, 넥센 히어로즈 불펜 포수 이동건은 광주에서 반가운 전화 한통을 받았다.
광주일고와 인하 대를 나와 광주가 연고인 이동건에게 고향팀인 기아 타이거즈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해 온 것이다.
불펜 포수 신분을 그대로지만 연봉이 1900만원에서 16퍼센트 가까운 300만원이 올라 2200만원을 준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광주는 이동건에게 연고지이기 때문에 숙식비와 교통비도 절약이 된다.
이동건은 2017년부터 기아 타이거즈 불펜 포수로 활약해 오고 있다.
불 펜 포수는 정식 선수와는 신분이 다르다.
구단 직원이다. 정확하게 훈련보조 원들이다.
이제까지 프로야구에서 불 펜 포수(이하 베팅 볼 투수 포함)가 정식 선수가 된 적은 단 한번밖에 없었다.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이다.
한용덕 감독은 야구 계를 떠나 트럭운전 등을 하다가 빙그레(전 한화) 이글스 베팅 볼 투수로 들어갔다가 정식 선수가 되어, 감독에 까지 오른 입지전 적인 인물이다.
정식선수와 불 팬 포수는 연봉 체계가 다르다.
이동건, 불펜 포수 최초로 상금 전액 기부선수로 남게 돼
프로야구 정식 선수는 최저연봉(3000만원)이 보장 되어 있지만, 불펜 포수에게는 바로 그게 최고(最高)연봉이 된다.
대부분 1800만원에서 2900만원 사이를 받는다.
불 펜 포수는 스프링 캠프에서 처음에는 하루에 250개 정도의 볼을 받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많아져서 300개 이상도 받아내야 한다. 300개를 받으면 손바닥이 퉁퉁 부어오르게 마련이다.
베팅 볼 투수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100개를 겨우 넘기지만 중반이 넘어가면 200개를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야구 노동자들인 셈이다.
야구 노동자 이동건은 돈의 여유가 없어서 늘 마음만 갖고 있었다. 기부액이 적어 부끄럽지만 그저 기쁘기 만 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아쉬운 현실은 이동건이 정식선수가 되어 고액 연봉자가 될 확률이 거의 제로라는 점이다.
※ 기영노의 스포츠 콩트는 100%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픽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