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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99] 재미있는 스프링캠프 이야기 5

기영노 전문 기자
  • 입력 2020.03.1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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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피아>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기영노 기자의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의 콩트’를 연재합니다. 100%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기영노 콩트는 축구, 테니스, 야구 등 각 스포츠 규칙을 콩트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연재입니다. 기영노 기자는 월간 <베이스볼>, <민주일보>, <일요신문>에서 스포츠 전문 기자 생활을 했으며 1982년부터 스포츠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 『야구가 야단법석』,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 등 30여 권이 있습니다. - 편집자 주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철저하게 2류 야구 인생을 살았다.

1994년 해태 타이거즈에 신인 드래프트 되었지만, 뛰어 보지도 못하고, 한 대화, 신동수, 김봉재와 함께 LG 트윈스 김상훈 이병훈의 4대2 트레이드에 곱 사리 껴서 LG 트윈스 선수가 되었다.

LG 트윈스 1루 자리가 김상훈이 해태로 가면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되면서 허문회가 주전 1루수로 출발을 하는 가 했지만, 서용빈에게 밀려 1군과 2군을 오가는 어정쩡한 선수가 되었다.

그 후 2001 시즌 도중 한규식과 1대1 맞트레이드로 롯데 자이언츠로 건너갔다가 2003 시즌 초반에 박연수와 트레이드되어 LG로 돌아왔고, LG에서 은퇴했다.

1994년부터 2003년까지 LG, 롯데에서 10년 동안 0.269의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10년 동안 실책이 1년에 1개씩 겨우 10개뿐인 것은 출전기회가 그 만큼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20번의 도루를 시도 9번 성공에 11번 실패를 해서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은 특이한 기록도 갖고 있다.

줄곧 LG 2군 타격 코치로 머물다가 2012년 시즌 LG가 김무관 타격코치를 영입, 기존의 1군타격 코치 서용빈이 2군 타격코치로 오면서 또 다시 밀려났다.

2013년 넥센(티움) 히어로즈 1군 타격코치로 가서, 박병호, 강정호 그리고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200안타를 돌파한 서건창의 타격에 눈을 뜨게 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결국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천적 서용빈(코치)에 앞서 감독(롯데) 자리에 올랐다.

타격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고, 외유내강형의 자신의 속셈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다.

이연복 세프를 닮아서, 프로야구(롯데)를 잘 요리할 것이라는 농담도 듣는다.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코로나 19’ 때문에 17일까지 연장 스프링 캠프를 차린 롯데 선수단의 허문회 감독을 현지 파견된 기자들이 만났다.

지난해 11월 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신임 감독이 축하 꽃다발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민규 단장, 허 감독, 손아섭, 김종인 대표이사(사진= 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11월 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신임 감독이 축하 꽃다발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민규 단장, 허 감독, 손아섭, 김종인 대표이사(사진= 연합뉴스 제공).

기자 1 ; 이 곳(애들레이드)으로 오기 전까지 국내에서는 성민규 단장만 보였다. 허 감독으로서는 섭섭한 감정도 없지 않았을 텐데

허문회 ; 그렇지 않다. 어차피 스프링캠프를 차리기 전까지의 스토브리그는 단장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성 단장과 나는 둘 다 우리 롯데 자이언츠 팀을 이번 시즌에 처음 맡았기 때문에 팀의 약점을 보강해야 한다는 것에 뜻을 같이 하고 있었다. 다만 어떻게 보강하느냐는 문제는 단장의 수완이 필요했다.

기자 1 ; 계속해서 묻겠다. 야구는 투수 놀음인데 지성준 포수를 데려오기 위해서 3선발 급의 장시환 투수를 내 줘야 했는가?

허문회 ; 노경은 이라는 3선발급 투수가 있었고, 또 박세웅 투수가 올 시즌에는 두 자리 승수가 가능하다고 봤다.

기자 1 ; 허 감독 말에 의하면 만약 장시환이 그대로 있었다면, 롯데 자이언츠 선발진은 애드리안 샘슨과 댄 스트레일리 그리고 노경은, 박세웅에 장시환까지 거의 완벽해 지는 것 아닌까?

허문회 ; 그건 좀 억측이다. 세상 모든 일에는 상대가 있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장시환 카드를 꺼내지 않았으면 한화 이글스 팀에서 지성준 포수를 내 줄 리가 없었다. 한화도 최재훈 포수가 부상당할 경우에 대비해서 지성준 포수가 꼭 필요 했다. 지금 한화 포수 진을 봐라 최재훈, 이해창, 박상, 김종민이다, 만약 최재훈이 다치면 큰일이다.

기자 2 ; 그러고 보니까 손승락이 은퇴를 해서 마무리가 비었다.

허문회 ; 일단 (김)원중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

기자 2 ; 롯데는 마운드도 문제지만, 지난해부터 손아섭 선수가 슬럼프 기미를 보이면서 재일동포 장훈 같은 안타제조가가 없다.

허문회 ;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장~ 훈 그 씰데 없는 애기......

기자 2 ; 아~ 장훈 얘기는 실수~ 인정, 성 단장이 포수 뿐 만 아니라 2루수, 좌익수 등 팀의 약점을 잘 보강해 준 것 같다.

허문회 ; 성 단장이 밥상을 잘 차려줘서 나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이대호 선수가 체중을 확 줄인 것도 중요하다. 이대호가 체중을 뺀 것은 (지난해 최하위에 그친) 반성의 의미가 있다고 보도한 것을 봤는데, 동의한다.

기자 3 ; 이대호 선수의 연봉이 무려 25억 원이다. 2억5000만원을 받는 허 감독의 꼭 10배다. 우리나라 프로농구나 프로배구 한 팀 1년 운영비 정도 되는 큰돈이다. 올 시즌 어느 정도 해 줘야 한다고 보나?

허문회 ; 꼭 나와 비교를 해야 했나! (자료를 들여다보면서) 이대호가 2018년 기록한 타율 0.333 37홈런 125타점이었다. 지난해 공인구 반발계수 여파를 고려해도 타율 0.285 16홈런 88타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대호가 해외로 나가기 전 그러니까 2010년이라고 생각하는데, 무려 7관왕을 했었다. 아마 도루를 빼고는 타자가 올릴 수 있는 기록을 모두 달성 했었다. 우리나라뿐 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힘든 엄청난 기록이었다. 올해는 7관왕까지는 몰라도 2관왕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

기자 3 ; 2관왕이라면?

허문회 ; 페넌트레이스 MVP, 한국시리즈 MVP.

기자일동 ; (롯데가 우승한다는 거 아냐, 꿈도 야무지네)

 

P.S

재일동포 장훈 씨는 선수 시절 3085개의 안타로 일본 프로야구 뿐 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최다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장훈 씨는 1970년 0.383의 타율을 기록했었고, 통산 타율도 0.319로 빼어난 타격솜씨를 자랑 했었다.

그런데 LG 트윈스 팀이 2014년 시즌을 앞두고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갔을 때 LG 선수들의 타격 폼을 봐주던 장훈 씨가 당시 2차 지명에서 끝에서 두 번째로 간신히 프로에 들어온 서용빈 선수의 타격 폼을 보고, “부드럽다, 2000안타는 확실한 타자”라고 칭찬을 했다.

장훈 씨의 칭찬에 자신감을 얻은 서용빈은 열심히 훈련을 했고, 결국 LG에 입단할 때는 1루자리가 무주공산(無主空山)인줄 알았던 허문회는 서용빈에 밀려 2군으로 떨어졌고, 선수생활 내내 서용빈을 극복하지 못했다. 서용빈의 통산 타율은 0.290, 허문회(0.269)다.

허문회는 지도자로서도 서용빈에게 밀리다가, 감독(롯데)을 먼저 맡는 바람에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 기영노의 스포츠 콩트는 100%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픽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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